무대 올라간 상상…공연계 '웹툰'에 빠지다

저승재판 다룬 '신과함께' 대박에
'무한동력' '위대한 캣츠비'
'밤을 걷는 선비'도 대본작업 중
무료 콘텐츠서 3000억 시장 된 웹툰
기발한 상상력…젊은 관객 만나 시너지
  • 등록 2015-08-03 오전 6:16:00

    수정 2015-08-03 오전 10:41:47

인기 웹툰을 활용한 공연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예술단 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한 ‘신과함께’(위부터 시계방향)를 비롯해 ‘밤을 걷는 선비’ ‘위대한 캣츠비’가 곧 뮤지컬로 제작된다(사진=서울예술단·문화아이콘).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달 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 서울예술단의 창작뮤지컬 ‘신과함께’는 매회 매진행렬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올렸던 서울예술단 작품 중 최고의 흥행성적이다. 평균 객석점유율 99%를 유지했고 누적관객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프로그램북 판매도 50% 이상 늘어나는 등 이전 공연에 비해 실적이 월등히 높았다. ‘신과함께’는 단행본으로도 발간돼 17만권이 팔린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이번에 작품은 그중 ‘저승편’으로 사람이 죽은 뒤 49일간 저승에서 벌어지는 7번의 재판과정을 그렸다. 공연기간 내내 인기를 끈 탓에 ‘최소 49일’은 공연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후기도 이어졌다.

△‘무한동력’ 등 인기웹툰 제작 잇따라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주 작가의 또 다른 히트작을 뮤지컬로 제작한 ‘무한동력’을 비롯해 올 하반기에만 3편의 웹툰원작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무한동력’은 오는 9월 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한다.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 모여든 ‘아직 미생도 되지 못한 청춘들’이 녹록지 않은 현실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웹툰 연재 당시 젊은층의 큰 공감을 얻으며 네이버 웹툰 평점 9.9점, 매회 댓글 수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배우 박희순이 이번 작품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다.

‘삼봉이발소’ 등 무수한 히트작을 남긴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무대화한 연극 ‘안나라수마나라’는 오는 30일까지 대학로 댕로홀과 대구 브로드웨이아트홀 두 곳에서 공연한다. 너무도 일찍 어른이 된 윤아이와 오직 성공한 삶을 위해 악착같이 1등만을 추구하는 소년 나일등 등 어른이 돼서도 아이로 남고 싶어하는 철없는 마술사의 이야기를 통해 ‘꿈’의 소중함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마술사를 소재로 한 만큼 진짜 마술을 보여주는 것이 공연의 묘미다.

2007년 초연했던 ‘위대한 캣츠비’는 오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앙코르공연한다. 2004년 연재를 시작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강도하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한 여자를 6년간 사랑했지만 그녀가 결혼한 후에도 잊지 못하는 소심한 백수 캣츠비와 커플매니저로부터 C급 판정을 받고 캣츠비를 소개받아 사랑에 빠지는 엉뚱녀 선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공연에선 뮤지컬 ‘러브레터’ ‘김종욱 찾기’ 등을 작업했던 변정주가 연출을 맡았고 뮤지컬 ‘그날들’ ‘아가사’ 등의 음악을 만들었던 허수현이 작곡을 맡았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도 뮤지컬로 오를 예정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역모 누명을 쓰고 몰락한 양반가의 딸이 남장을 한 채 책장사에 나섰다가 탁월한 외모의 뱀파이어 선비를 만나게 된다는 판타지를 다뤘다. 2013년 영화와 뮤지컬, 드라마 판권 계약이 모두 팔렸고 현재 뮤지컬 대본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소스멀티유스’의 모범사례

웹툰은 무료콘텐츠에서 산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활용한 ‘원소스멀티유스’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웹툰의 국내시장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15년에는 3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드라마, 영화, 공연 등 판권이 팔린 사례만 70여건에 이른다.

공연시장도 이런 영향을 받아 ‘웹툰’을 활용한 예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서울예술단의 ‘신과함께’의 경우 웹툰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무대문법으로 실감나게 구현했다”며 “원소스멀티유스의 모범 사례”라고 평했다.

특히 한국 뮤지컬시장의 주요 관객이 20∼30대란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혜원 공연평론가는 “웹툰은 판타지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세밀하게 다룰 수 있는 창고 같은 곳”이라며 “웹툰의 기발한 상상력이 뮤지컬시장의 젊은 관객층과 잘 만나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조용신 뮤지컬평론가는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동시대의 트렌드를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은 웹툰이 곧 트렌드”라며 “로컬마켓에서 가지고 있는 원작의 인기가 소비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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