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덜트' 문화가 되다⑤] "피규어는 문화이자 트렌드"

유병수 피규어뮤지엄W 공동대표
6개층 건물에 1000여점 전시
영화소품·의상·건담 등 희귀품 망라
"경제가치 아닌 희소가치 생각해주길
캐릭터 자체 즐기면서 '힐링'했으면"
  • 등록 2015-04-24 오전 6:15:41

    수정 2015-04-24 오전 6:30:26

유병수 피규어뮤지엄W 공동대표(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부모들은 피규어를 보면서 옛 추억에 젖고 아이들은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아하더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복판에 자리한 피규어뮤지엄W. 지난 2월 개관한 박물관은 연면적 850㎡(약 257평)에 6개층으로 구성돼 있고 피규어 1000여점을 갖췄다. 유병수(47) 피규어뮤지엄W 공동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임정훈 대표와 함께 박물관을 만들었다. 제2롯데월드의 스타애비뉴에 있는 한류테마파크도 이들의 공동 작품. 유 대표는 “어려서부터 하나씩 모으던 게 여기까지 왔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박물관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에선 마니아숍을 비롯해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히어로, 테마기획실 등 층별로 서로 다른 주제의 피규어를 감상할 수 있다. 입구에서 처음 관람객을 맞는 건 ‘아이언맨’과 사람 키의 1.5배를 넘는 ‘범블비’(트랜스포머 등장로봇)다. 엘리베이터 위에는 커다란 스파이더맨도 놓여 있다. 각층에는 라이프사이즈(실제크기)와 레전더리스케일(실제크기의 2분의 1)의 피규어가 전시돼 있다. 영화 ‘에일리언’과 ‘트랜스포머’에서 실제 사용했던 무기소품을 비롯해 ‘배트맨’에 등장했던 자동차 배트모빌 모형 등 희귀 아이템이 가득하다. 이소룡 탄생 40주년 한정판 피규어,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에서 실제 입었던 가죽 의상도 있다.

피규어뮤지엄W에서 전시된 다양한 캐릭터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건담 RX-93V’. 가격은 무려 2억여원. 하지만 판매하는 물품이 아니라 구매를 원해도 살 수 없다. 유 대표는 “건담 피규어는 작가에게 의뢰해 직접 만든 것이라 복제가 안 된다”며 “경제적인 가치로만 환산할 것이 아니라 희소성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강동구 성수동에 대형 수장고도 갖고 있다. 박물관에 나온 것은 사실 전체 소장품의 20%도 채 되지 않는다. 못 다 보여준 피규어는 1년에 2회 열리는 ‘특별기획전’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당장 7월에 ‘올드토이’ 전을 준비 중이다. “처음 전시를 기획하면서 아쉬웠던 것은 한국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국내산 피규어는 태권브이 등 몇 가지가 전부다. 이런 박물관이 미약하게나마 자극이 돼서 세계인이 주목하는 한국콘텐츠가 많이 탄생하면 좋겠다.”

유 대표를 열광하게 한 피규어의 매력이 뭘까. 그는 “여자들이 백을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일본이나 미국은 피규어가 문화고 트렌드다. 이제는 예술의 한 장르로 봐야 한다. 이곳에 와서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캐릭터 자체를 즐기면서 힐링했으면 한다. 부모와 아이가 동심의 세계에 같이 들어서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피규어뮤지엄W에서 가장 고가인 ‘건담 RX-93V’(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피규어뮤지엄W에서 전시된 다양한 캐릭터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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