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특허괴물' 상반기 설립..특허전쟁 열세 극복할까

산업·기업銀 통해 1000억원 펀드 조성..올 상반기 설립 목표
  • 등록 2015-03-26 오전 6:00:00

    수정 2015-03-26 오전 6:00:00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형 특허괴물(특허관리전문회사·NPE)’ 설립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서면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NPE 설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특허전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 상반기 내 설립을 목표로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운용 방안 등에 대해 특허청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유관기관과 막바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NPE란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사들여 특허 침해 기업 등을 상대로 특허사용료(로열티)를 받아내거나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금을 받는 전문회사를 일컫는 말이다.

금융위는 올초 업무계획에서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특허관리회사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500억원 씩 총 1000억원 규모의 신규 IP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은 물론 연구소와 중소기업들 역시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도 특허전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해왔다. 특히 중소기업과 연구소의 경우 관련 지식과 인력이 부족해 특허를 통한 수익 창출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지난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민관이 합세해 ‘인털렉츄얼디스커버리(ID)’라는 NPE를 설립했지만 투자 규모나 수익 창출 등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ID의 2011년 이후 지난해 8월까지 누적영업수익은 35억원에 불과하며 337억원의 누적순손실이 났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이번에 설립하게 될 NPE에 금융은 물론 특허, 법률 등의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두루 채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산업은행은 이미 지적재산권(IP) 관련 인력과 펀드 운용사를 채용하는 등 ‘전력 강화’를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나 연구소들이 세계 최대 특허 시장인 미국에서 특허권을 통한 수익 창출을 실현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뛰어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한 수익 창출도 계획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와 국책은행 주도로 설립하기 때문에 외국의 경우처럼 소송을 통한 ‘공격적인’ 수익 창출은 어렵겠지만 기존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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