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모기지 대상지역 10년 집값 '롤러코스터'..통계 무의미

서울 아파트값 2006년 23%↑ 2012년 4.3%↓
5년 단위 진폭 큰 등락으로 평균 무의미
국토부 2%집값 상승 예상 '통계 착시효과'
  • 등록 2015-02-05 오전 5:30:00

    수정 2015-02-05 오전 9:04:13

△정부가 향후 연간 집값 상승률을 2%로 예상하고 주택 가격 상승분 공유를 대가로 1%대 초저리 대출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대상지역의 지난 10년간 주택 가격 변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고소득 1주택 보유자까지 1%대 초저리로 공시가격 9억원·전용면적 102㎡ 이하 아파트의 구입 자금(최대 70%)을 빌려주고, 가격 상승분을 은행과 나눠갖는 ‘수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제도 대상지역의 집값 변화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보증기관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집값이 안정적으로 상승해 대출 손실 가능성이 낮다며 서울·수도권, 지방광역시, 세종시,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의 아파트를 제도 시행 대상으로 결정했다. 문제는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시장 호황기였던 2006~2008년에 오른 집값이 10년 상승치의 대부분을 차지해 산술적 평균치 산정이 무의미하다는 점이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1%가량이 오른 지난해를 빼고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또 지방의 경우 2010년을 기준으로 전반 5년과 후반 5년의 가격 상승 폭이 최대 6배 가까이 벌어져 시기별로 격차가 컸고, 공급 과잉으로 인한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10년간 한해 4% 상승 한번도 없어”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수익 공유형 모기지 대상지역으로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은 2005년 1월 이후 10년간 37.53% 올랐다. 이를 산술적으로 나눠보면 국토부가 연 평균 4.02%씩 올랐다고 밝힌 부분과 거의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5년 단위로 쪼개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2005년 1월~2010년 1월 서울 아파트값은 49.01%가 올랐지만 2010년 2월~2015년 1월에는 오히려 7.7% 내렸다. 특히 시장 호황기였던 2006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아파트값이 37.53% 올라 10년 전체 상승률과 정확히 일치한다.

국토부가 한해 평균치로 잡은 상승률 4%를 기록한 해는 한번도 없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가격도 전반 5년은 44.63%가 올랐지만 후반 5년은 6.12%가 떨어졌다. 따라서 10년치 상승률을 단순 계산해 매년 안정적으로 집값이 올랐다는 국토부의 분석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승복 피데스개발 전무는 “부동산시장이 긴 터널을 빠져나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장기적인 집값 등락 여부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방은 과잉 공급 우려로 향후 상승 여력 의문

지방광역시 등 비수도권 지역은 10년간 집값이 계속 올랐지만 상승 폭은 시기별로 차이를 보였다. 부산 등 6대 광역시는 2010년을 기준으로 전반 5년은 아파트값이 15.24% 오른 반면 후반 5년은 32.53%로 두 배 이상 상승 폭이 컸다. 또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중 경남 김해시는 전반 5년(10.6%)에 비해 후반 5년(60.52%)의 상승률이 5배가 넘었고, 충남 천안(7.13%·40.49%)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방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서울·수도권 시장 침체와 세종시·혁신도시 개발 등이 맞물려 주택 공급이 집중된 결과 향후 집값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을 2%로 예상한 수익 공유형 모기지가 집값 하락으로 인해 보증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 위험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집값을 10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통계 착시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몇년 간 주택 공급이 몰렸던 비수도권 지역은 입주 물량이 넘치고 있어 집값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상지역 전체 집값 동향을 볼 때 향후 아파트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대출 심사를 통해 아파트의 규모와 거래량, 경과년수 등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공급 물량도 보증 여력을 고려해 정하는 등 위험 요소를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2005~2014년 서울지역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 [자료=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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