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볼 때 김 씨 부부의 노후 대비 자산관리 평가는 어떨까. 한마디로 “괜찮지 않다”다. 김씨의 경우 맞벌이 가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효율적인 자산관리의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한다.
최춘석 하나생명 상품개발부 차장은 “은퇴준비를 포함해 가계는 하나로 합쳐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과거 가장 혼자서 부부의 노후자금을 준비하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연금도 부부가 함께 가입하고 함께 관리하는 것이 실질적인 노후대비를 위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맞벌이 부부들이 공통생활비만 나눠 분담하고 각자 자유롭게 소득을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 자산관리가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맞벌이 부부의 연금상품 관리방법과 활용법이다.
“은퇴계획은 함께…연금보험은 각자 가입”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돈 관리를 각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은퇴 준비를 포함해 가계는 하나로 합쳐서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두 주머니를 하나로 합치면, 저축액이 커져 목돈을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다. 또 합리적으로 지출과 대출관릴를 할 수있다. 단, 연금의 경우 부부가 함께 상의해 결정하되 각각의 명의로 하나씩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맞벌이 부부의 소득수준을 은퇴 후에도 유지하려면 노후 자금 역시 함께 준비해야한다. 올해부터는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공제 혜택이 크게 감소했다. 따라서 정년까지 일할 가능성이 더 큰 배우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보험 가입이 필요하다. 육아 등의 문제로 중간에 퇴사할 가능성이 크거나 전업 주부의 경우 10년 유지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험료는 월 소득의 10~15%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갑작스러운 실직에도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보험료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유지하지 못하면 그 동안 받은 세액공제 금액과 운용수익에 대한 기타소득세를 모두 납부해야 한다.
육아 등의 이유로 퇴사할 경우에도 연금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10년 이내 퇴사하면 수령이 불가능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또한 국민연금 추가납입 제도나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10년을 유지해 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부부 생애주기에 맞춰 수령시기 다르게 선택
연금 수령 시기 또한 부부가 함께 생애주기에 맞춰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젊은 층에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과 소득공제 혜택을 위해 일찍부터 연금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유가 있어 연금을 2개 이상 가입한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45세부터 연금을 개시하도록 하는 것도 전략이다. 배우자 중 1명이 육아 등 문제로 퇴사할 경우 일찍 수령하는 연금 수령액이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를 위해 은퇴 후 연금을 받도록 시작할 경우 남편의 연금을 노후 생활 초기에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아내의 연금은 노후 생활의 중후반에 시작하도록 설계해 놓는다면 좀 더 여유로운 자금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더 길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남편 사후 아내가 홀로 지낼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연금수령 방법, 가입 시 ‘부부형’인지 확인
이 외 활용 가능한 수령방법은 연금수익자가 사망하면 유가족들이 남은 연금액을 사망한 연금수익자의 연령 기준으로 100세까지 받는 100세 보증형 등도 있다.
오래 유지할수록 보너스 혜택 주는 상품 골라야
최근 출시되고 있는 연금상품의 경우 장기 가입자에게 연금액을 더 쌓아주는 연금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전의 연금 상품들은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세제 적격형과 10년 유지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 보험으로 크게 나뉠 뿐 차별점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랫동안 계약을 유지할 경우 보너스 적립금을 더 얹어 주고 있다.
하나생명 행복디자인연금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보험료 납입 121회차부터 지금까지 적립한 보험료 총액의 2%를 보너스로 지급하며 60회차 단위로 보너스를 지급한다. 신한생명 저축플러스연금보험Ⅱ 역시 납입 4년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보너스 적립금을 준다. 교보생명 ‘더드림(무)교보연금보험’은 5년 마다 장기유지보너스 적립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