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긴축을 유지하면서도 법인세율을 낮추고 개인소득 과세기준을 높여 경제주체들의 세금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또 저축 생활자와 노년층을 지원하기 위해 연금제도도 대대적으로 개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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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본 장관은 재정 긴축 등 그동안의 개혁 성과에 힘입어 영국 경제가 주요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4년 뒤에는 흑자 재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그는 연초 제시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2.4%를 2.7%로 상향 조정하고, 향후 5년간 일자리가 150만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본 장관은 “현재 영국 경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해야할 일이 많다”며 “이번 예산은 기업과 근로자, 저축 생활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부채 비율은 2015-2016회계연도에 GDP의 78.7%로 정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오스본 장관은 일단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법인세율을 21%에서 20%로 1%포인트 낮추고 중소 자영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법인 명의로 고급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15% 등록세를 물리고 고급 주택에 대한 주민세도 올리는 등 부유층 증세 방안도 함께 공개했다.
특히 이번 예산안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은퇴자와 저축 생활자 등 노년층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들이 집중적으로 포진됐다.
우선 65세 이상 퇴직자를 위한 연금 채권 제도를 신설해 시장보다 높은 금리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기로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금제도에 대한 큰 폭 개혁이다. 이를 두고 지난 1921년 이후 거의 100년만에 가장 큰 연금제도 변화가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적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은퇴자들이 자신의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선택권을 크게 높여줬다. 은퇴자들이 모두 연금을 구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대신 1300만명에 이르는 확정급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연금을 일시에 또는 점차적으로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은퇴 시점에 퇴직연금을 해지할 경우 물리던 55% 세율을 20%로 대폭 낮춰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