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반전..`버냉키 악재`(종합)

ECB 장기대출-경제지표 호조로도 `역부족`
애플 또 상승..시가총액 5000억불 돌파
  • 등록 2012-03-01 오전 6:09:29

    수정 2012-03-01 오전 6:09:2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하락 반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풍부한 3년만기 장기대출 공급과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면서도 양적완화 힌트를 주지 않은 것이 악재가 됐다.

2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3.51포인트, 0.41% 하락한 1만2951.6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6.52포인트, 0.48% 낮은 1365.66을, 나스닥지수도 19.87포인트, 0.67% 내려간 2966.89를 각각 기록했다.

ECB가 3년만기에 1% 저리 대출을 5295억유로 어치나 공급했다는 소식에 유로존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등 시장이 안정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2차 수정치가 나온 미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0%로 상향 조정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지난해 실업률 하락은 성장속도 하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다소 빨랐지만, 고용경기 회복은 아직도 정상수준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는 모기지담보증권과 관련한 법적 조치가 임박했다는 우려에 각각 1.68%, 0.25% 하락했다. 퍼스트 솔라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탓에 11% 이상 급락했다.

휴렛-패커드는 웹OS부문에서 275명을 감원하기로 하면서 3.32% 하락했다.

그러나 지수 부진 속에서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아이패드3 출시 기대감에 1.3%나 추가로 상승하며 시가총액 5000억달러대를 훌쩍 넘어섰다.

코스트코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개장전에 공개하면서 0.93% 상승했고 올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톨 브러더스는 4.59% 상승세를 보였다.

◇ 버냉키 "고용회복 멀어..높은 부양기조 유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고용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정상수준에 못미치고 있다"며 여전히 높은 부양기조를 유지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경제 성장이 추세적 수준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준 관료들은 올해 실업률이 현 수준에서 추가로 더 의미있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두 가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통화정책 부양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과 관련해서는 버냉키 의장은 "최근 가솔린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대신 소비자의 구매력을 낮출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에 부합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준은 이날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현재 완만한(a modest to moderate pace)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은 전국에서 고루 꾸준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자동차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자본지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융커 "유로존 구제기금 통합·확대에 찬성"

장-끌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모임) 의장이 일시적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영구기금인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하나로 통합해 확충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융커 의장은 유럽의회에 출석, "유로존의 기존 EFSF와 오는 7월에 조기 출범하게 되는 ESM를 합쳐 총 7500억유로(9980억달러)에 이르는 하나의 구제금융기금으로 확대한다는 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같은 방안은 프랑스와 벨기에, 아일랜드 등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지만, 유로존내에서 최대 분담국인 독일이 "추가 기금 확충은 불필요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1~2일중 열릴 계획이던 유럽연합(EU) 정상회의도 공식적으로는 취소돼 다음달 12일에 열릴 EU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하고 다음달중 재차 정상회의 일정을 잡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융커 의장은 "그리스에 대한 다음번 구제금융 지원자금은 늦어도 3월20일까지는 지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다른 대안은 없다"며 "그리스 국채 보유자들이 국채교환 제안을 받아 들여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美 4분기 성장률 3.0% 상향..경기우려 완화

작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비치보다 상향 조정된 3.0%를 기록했다. 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종전보다 더 좋아진 덕으로, 연초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상무부는 미국의 지난 4분기중 GDP 성장률 2차 잠정치가 3.0%를 기록해 종전 1차 예비치인 2.8%에서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8%도 웃돌았다.

세부 항목별로는 최종 판매가 1.1% 증가해 시장 예상치였던 1.0%는 물론 예비치였던 0.8%를 상회했다. 소비지출도 2.1% 증가해 예비치에서 0.1%포인트 상향됐고 시장 예상치인 2.0%도 넘어섰다. 기업 설비투자도 2.8%로, 종전 예비치인 1.7%에서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내구재 지출도 15.3%로 14.8%인 예비치보다 높아졌다.

한편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는 2월중 기업경제활동지수가 64.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 1월의 60.2는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인 61.5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 ECB, 3년만기 장기대출 5295억유로 공급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저리의 3년만기 장기대출(LTRO) 5295억유로(7130억달러)를 유로존 은행들에게 공급했다. 이는 1차 입찰때보다 늘어난 것으로, 이로써 1~2차 합계 1조유로 이상이 시중에 공급됐다.

이날 ECB는 3년만기 장기대출 2차 입찰에서 800개 은행들이 참여해 1.0%의 낮은 금리로 이같은 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4700억유로보다도 늘어난 수준이다.

또 작년 12월의 1차 입찰때의 523개 은행, 4892억유로보다 늘어났고, 1차와 2차를 합친 총 공급액은 1조187억유로에 이르렀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의 로랑 프랑솔레 금리전략헤드는 "1차때보다 많은 은행들이 입찰에 참여해 더 많은 금액이 낙찰됐다"며 "이는 아직도 많은 작은 은행들이 자금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며 영향도 1차때보다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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