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805만원 혜택 뚝…‘중기 재직자 저축공제’ 실효성 우려

중소기업 재직자 저축공제 22일부터 신청
50만원 납입 시 5년 뒤 4027만원 수령
우대금리 전부 적용 아냐…조건 달성 관건
공제 사업 갈수록 축소해 정부 예산 0원
혜택 줄였더니 가입률 100→36.5% 감소
  • 등록 2024-10-21 오전 6:00:27

    수정 2024-10-21 오전 6:00:2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출시하는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우대저축공제)가 시행 전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 예산은 줄이고 근로자 부담을 사실상 늘리면서 가입 문턱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중기부가 관련 사업을 지속 축소하면서 정책 실행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왼쪽부터)김성태 기업은행장,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지난 9월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재직자 혜택 줄어…우대금리도 살펴봐야

20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22일부터 우대 저축공제에 가입할 중소기업 신청을 받는다. 우대 저축공제는 중기부와 중진공, IBK기업은행, 하나은행이 함께 출시하는 신규 정책금융 상품이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월 10만~50만원을 납입하면 기업이 납입금액의 20%를 지원한다. 협약 은행이 최대 2%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본금리 3%에 우대금리 2%를 적용하면 최대 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예컨대 월 50만원을 납입한 근로자는 기업 지원금 월 10만원에 5% 금리를 적용해 5년 만기 시 4027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개인 납입금은 3000만원 이지만 기업 지원금에 만기 시 세액 공제 등 세제 지원으로 일반 저축상품에 비해 높은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가입자가 5%의 금리를 적용받는 건 아니다. 자동이체 납입, 급여 이체 등 모든 기준을 충족해야만 5% 금리를 제공하며 기본금리는 3% 수준이다. 가입자별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고금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 재직자 저축 공제 사업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무엇보다 기존 중소기업 재직자 저축 공제 사업 대비 혜택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중기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를 운영했지만 지난해 이를 폐지했다. 이후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를 선보였지만 불과 1년 만에 사업을 종료했다. 이후 선보일 상품이 우대저축공제지만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재직자가 5년간 72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과 정부가 각각 1200만원, 180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만기 시 재직자가 수령하는 납입총액이 3000만원에 달해 정책 효과가 높았다는 평가다.

내일채움공제 플러스는 가입 기간을 3년으로 줄이고 재직자와 기업, 정부의 납입금을 전부 600만원으로 통일했다. 납입총액은 3년간 1800만원 수준이다. 가입 대상도 전체 중소기업이 아닌 제조·건설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 청년 재직자로 축소했다.

이번 우대 저축공제는 정부 납입금을 아예 없앴다. 만기 시 정립 총액은 5년간 600만원(월 10만원 기준)으로 은행의 최고금리를 적용해도 805만원에 그친다.

‘中企 인력난 해소’ 정책 목적 달성 미지수

현장에서는 우대 저축공제가 중소기업 재직자의 장기근무 유인과 자산 형성,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지원한다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가입률부터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혜택을 축소 시행한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역시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해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가입자는 5465명에 그쳤다. 당초 가입목표(1만 5000명)의 36.5% 수준이다. 예산집행률도 배정액(197억 9100만원)의 30.8%인 50억 9900만원에 불과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실적과 비교하면 내일채움공제 플러스의 혜택 축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2022년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 목표는 2만명이었으나 실제 가입은 2만 971명으로 100%를 넘어섰다. 예산 역시 배정액(2749억 8400만원)의 99.9%인 2734억 5100만원을 집행했다.

다만 중기부는 이번 우대 저축공제가 기존 사업의 단점을 보완한 만큼 현장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업 부담금이 높아 가입률이 저조했으나 우대 저축공제는 기업 부담을 낮추고 민간 은행의 도움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지원하지 않더라도 세제혜택, 우대금리 등 간접 지원하는 만큼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협업을 통해 운영하는 방안이 제도의 지속성 측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금리를 적용하려면 우대 조건을 충족해야 하긴 하지만 기본금리도 시중은행 적금보단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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