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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일본 대차대조표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엔 캐리 규모를 40조엔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최근 언론에서 나오는 수치에 비해 다소 적은 규모다. 캐리 거래와 관련해 두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40조엔이 전부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아니라는 점이다. 해외에서 엔화를 빌리거나 예금 계좌를 만든다고 해서 반드시 차익거래 방식의 투자에 사용한다고 볼 수는 없어서다.
이어 신 보좌관은 “더 중요한 것은 대차대조표상의 엔화 차입이 캐리 트레이드 거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대표적으로 파생상품인 외환(FX)스와프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략 달러·엔 외환스와프 규모는 14조달러, 외국인이 공식적으로 보유한 자산은 약 1조달러 규모라고 신 보좌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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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규모 크지만 日 금리 여전히 ‘꼴찌’ 수준
‘숨겨진’ 엔 캐리의 규모가 얼마가 되든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엔 캐리 자금 이탈이 전체 흐름을 뒤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의 기준금리가 여전히 주요국 중 ‘꼴찌’ 수준인데다 물가 불안 등으로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엔 캐리가 일본과 다른 나라의 금리차를 이용한 차입 거래 방식인 만큼 주요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경우 일정 규모는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지만 완만한 청산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정규 미즈호은행 전무는 “일본 저금리 기조 하에 수십년 동안 나가 있던 (투자 자금이) 한번에 청산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지금 시장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외화거래 상에 차익거래 포지션, 그 바스켓이 청산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변 전무는 “지금도 일본 기준금리가 0.25%밖에 안 되는데 다른 국가들은 4~5% 이상이다. 일본이 조금 올렸다고 바로 엔 캐리가 다 청산이 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미국 물가도 쉽게 잡히지 않을 공산이 커 보여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생각만큼 빠르게 내리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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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동성 키울 트리거 가능성은 충분
다만, 수급 쏠림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지표 민감도가 높아지고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엔 캐리를 비롯한 수급 상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여지는 있기 때문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장은 미국의 경기 하강,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물가와 고용, 높은 금리를 휘발유통에 비유하며, ‘엔 숏 페어 트레이드’라는 성냥불은 꺼져가고 있지만 휘발유통이 건재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경제리스크부장은 “엔 캐리 자금 이탈은 미국, 유럽 등 금리가 높고 경제와 정치가 안정화된 일부 시장에서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런 국가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비중이 크다 보니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