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효과에 머니마켓펀드(MMF)로 단 3거래일 만에 28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 MMF에서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면서 CP 등 단기자금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PF-ABCP 등 관련 금리도 크게 튀지 않고 있다. 초단기 시장도 안정세다. 한때 콜금리는 3거래일 연속 3.3% 수준으로 기준금리(3.5%)를 하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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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 91일물 금리는 4.240%로 4거래일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10월 31일 4.310%로 올라선 후 12월 13일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해 석 달 내 고점(4.310%) 대비 7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P) 금리도 지난 달 13일 3.840%에서 9일 3.8%로 내려왔다.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졌으나 PF ABCP(자산유동화어음) 등 PF 관련 단기사채 금리도 크게 뛰는 분위기가 아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있었던 지난 달 넷째 주(12월 26~29일) PF-AB단기사채(A1등급) 평균 거래 금리는 4.64%로 전주(4.58%)보다 오르는 듯 했으나 이달 첫째 주(1일 2~5일) 4.61%, 8일 4.56%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연초 효과로 MMF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단기자금이 넘치고 있다. 연말 자금 관리를 위해 빠져나갔던 MMF 자금이 연초가 되자마자 3거래일 만에 27조7600억원이 유입됐다. MMF잔액은 5일 현재 197조9957억원으로 작년 11월 16일(198조2526억원) 이후 두 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조만간 200조원을 재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들은 MMF를 통해 CP 등에 투자하고 있어 MMF자금이 늘어나면 단기운용상품 등의 금리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작년초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작년 1월에만 MMF로 자금이 39조원 유입된 가운데 시장 금리의 하락으로 CP금리가 2022년말 5.210%에서 작년 1월말 4.520%, 2월말 4.020%, 3월말 3.970%로 빠르게 하락했다. 올해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특히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3%대로 빠르게 하락하면서 4%가 넘는 CP에 투자하는 MMF의 금리 조건이 유리해진 측면도 있기 때문에 MMF로 자금 유입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MMF로 간 단기자금, PF불안 해소시켜 vs 한은 관리능력 약해져
PF 금융 불안 속에 연초 MMF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안정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에선 한은의 단기자금시장 관리 능력이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한은은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용 방향을 통해 공개시장조작 대상에 MM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중앙회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단기자금시장이 안정됐다고 해도 PF 금융 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크레딧 담당자는 “(건설 등) 해당 산업군에선 회사채 거래가 안 되거나 발행 시도 자체가 유보되는 모습”이라며 “연초 효과로 시장이 강하다고 하지만 관련 업종군에선 그러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