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숨고르기 반등…"매도세 과도" vs "긴축 공포감"

반발 매수에 3대지수 소폭 반등
'최악의 한 주' 이후 불안한 상승
긴축 공포에 주식 투심 약해져
"S&P, 지난해 12월 저점 테스트"
  • 등록 2023-02-28 오전 6:58:06

    수정 2023-02-28 오전 6:58:0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소폭 반등했다. 지난주 올해 들어 최악의 한 주를 보낸 이후 반발 매수가 일부 들어오면서다. 이번달 주식 매도 국면이 다소 과도하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국채금리와 달러화 상승세가 주춤했음에도 상승 압력이 크지는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 공격 긴축에 대한 긴장감이 여전한 것으로 읽힌다.

(사진=AFP 제공)


반발 매수에 3대 지수 반등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3만2889.0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1% 오른 3982.24를 기록했다. 4000선 돌파에는 실패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3% 오른 1만1466.98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31% 올랐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지난주 3대 지수가 가장 큰 폭 하락한 직후 이후 기술적으로 반발 매수세가 들어온 영향을 받았다. 이를테면 지난주 다우 지수와 S&P 지수는 각각 2.99%, 2.67% 빠졌다.

S&P 지수의 1차 지지선은 장기 200일 이동평균선인 3940선이다. 전거래일 종가가 3970.04을 기록하며 3900 중반선 근방까지 가자 매수세가 유입한 것이다. BITG 리서치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분석가는 3925~3950을 지지선으로 제시하면서 “시장은 지난주 이 레벨을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CNBC는 “월가는 S&P 지수가 장기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채권시장은 연준에 대한 뚜렷한 뉴스가 없던 가운데 장중 내내 소폭 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74%까지 떨어졌다. 3bp(1bp=0.01%포인트) 안팎 하락한채 거래됐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97%까지 내렸다. 5bp 이상 빠진 수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단박에 105선을 돌파한 이후 이날 104.55까지 물러섰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인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근원물가가 목표보다 훨씬 높은 한 우리는 인내해야 한다”며 “통화 긴축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후 3시53분 현재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유로·달러 환율은 1유로당 1.060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거래일보다 0.57% 오른 수준이다(유로화 강세·달러화 약세). 달러인덱스 내 6개 통화 중 유로화 비중은 57.6%에 달한다. 이에 주식 투자 심리도 다소나마 살아났다.

바이털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뜨거웠지만,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 판매보다는 덜했다”며 “문제는 이번달에도 그런 상황이 이어질 지인데, 우리는 특히 고용 측면에서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완화 국면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매도세가 오히려 과도했다는 것이다. 다음달에는 1월과 같은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S&P, 12월 당시 저점 테스트”

다만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 역시 있다. 무엇보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는 연준 긴축 공포를 기울 수 있는 주요 재료다.

이날 개장 전 나온 내구재 수주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4.5% 감소했다. 월가 전망치(-4.0%)를 밑돌았다. 그러나 이는 보잉의 여객기 수주가 지난달 12월 폭증한 이후 지난달 줄어든데 따른 착시라는 진단이 동시에 나온다. 운송장비를 뺀 지난달 내구재 수주는 오히려 0.7%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0.1%)를 웃돌았다.

부동산 지표 역시 강세를 보였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계약을 체결한 펜딩 주택판매 지수는 전월 대비 무려 8.1% 급증했다. 2020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월가 예상치(0.9%)를 큰 폭 상회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 구매력이 약간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크린스키 분석가는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S&P 지수가 3940선에서 약간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지만, 지난해 12월 당시 단기 저점인 3775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디스플레이션 추세가 다시 이어지기에는 경제가 너무 강해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이번 반등에 크게 자신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주식에는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스 MKM의 JC 오하라 수석시장분석가는 “최근 증시 매도세는 과매수에 따른 단순 조정이라기보다는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산물로 보인다”며 “더 높은 금리가 다시 한 번 주요 요인dl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이날 하버드대 강연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바꾸면 잘 고정된(well-anchored)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목표치에 계속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와 학계 일각에서는 근래 들어 미국 물가 상승률이 10% 가까이 치솟은 이후 잘 떨어지지 않자, 2% 물가 목표치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통화 긴축에 나서면 그에 따른 경기 침체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이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왔다. 제퍼슨 이사 역시 비슷한 의견인 셈이다. 연준은 지난 2012년 2% 목표치를 처음 제시한 이후 10년 이상 이를 유지해 왔다.

월가는 아울러 이번주 대형 소매업체들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경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타깃, 달러트리, 메이시스, 코스트코, 베스트바이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반등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3% 올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51% 뛰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84% 내린 배럴당 75.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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