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원인 알 수 없어
선천성 손 기형의 상당수는 산전 초음파 검사로 진단된다. 유전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훨씬 많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 탓인 것 같아 이유를 찾게 된다. 아이의 치료에 앞서 부모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태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금 어긋난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수술을 통해 모양이나 기능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므로 부모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아이의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수술 시기가 손의 기능과 외형 회복에 직결
대부분의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선천성 손 기형은 특히나 첫 수술 시기가 중요하다. 손의 기능과 모양 개선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천성 수부 기형 전문가인 신영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적시에 수술을 시행하면 손의 기능과 모양 모두 많이 개선될 수 있는 데, 한참 성장한 이후에 수술을 하게 되면 손의 기능과 외형 개선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전문 의료진이 있는 기관에서 조기에 상담과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손가락이 정상 보다 많은 다지증의 경우 생후 10개월 전후에 수술을 한다. 다지증은 단순히 살 조직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뼈와 관절, 인대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수술을 통해 손가락 하나를 없애는 것은 물론 남아있는 손가락에 필요한 조직을 이식하고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다지증 중 피부만으로 연결된 간단한 형태는 국소 마취하에 간단하게 절제하기도 한다. 최근 수술법이 고도화되어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다.
엄지손가락이 너무 작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무지저형성증은 보통 만 2~3세경에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을 늦게 하게 되면 손가락 모양은 우수하더라도 뇌에서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영역이 잘 발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형성 정도에 따라 다른 손가락의 힘줄을 옮겨 엄지의 움직임을 돕고 인대를 만들어주는 방식에서부터 2번째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만들어 주는 수술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
손가락이 손바닥 쪽으로 굽어 있는 굴지증은 손가락의 피부, 인대, 뼈 등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굽은 각도가 크지 않고 구축(근육이나 힘줄이 수축되어 운동이 제한된 상태)이 심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스트레칭만으로 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굽은 각도가 크거나 스트레칭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만 1세 이후에 수술적 치료로 구축된 조직을 제거하고 피부, 힘줄 등 연부 조직을 늘려주는 수술을 한다.
◇ 집도의의 풍부한 해부학 지식과 경험 중요
수술 후에는 손의 기능 회복에 있어 적극적인 손 사용 및 움직임이 중요하다. 너무 어려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이들은 부모가 적극적으로 손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거나 손 및 손가락 운동을 시켜주어야 한다. 특히 합지증 환자는 피부 이식을 받기 때문에 이식한 피부의 구축을 막고 부드럽게 만들려면 꾸준히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 장기간 관찰하며 치료 완결성 높여야
선천성 손 기형은 수술한 후에도 합병증이나 변형이 없는지 장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힘줄, 인대, 뼈 등 손가락을 이루는 모든 구조물이 균형을 이루며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하는데, 성장하면서 이러한 구조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 후 오랜 기간 경과 관찰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환아가 안정감을 갖고 치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산모가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손 기형을 진단받은 경우, 출생 후 곧바로 정형외과로 의뢰하여 앞으로의 치료 계획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환아에서는 손 기형 이외에 신체 다른 기형이 동반될 수 있어 필요시 소아과, 신경외과 등과 협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환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손 모양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추시하여 치료의 완결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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