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정치권에서 나온 차별적 표현이다. 해당 발언은 이광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7월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다주택 보유자들의 금융실태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기재부가 적극 협조하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으나, 장애인 비하 표현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해야 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절름발이는 ‘한쪽 다리가 짧거나 다치거나 하여 걷거나 뛸 때 몸이 한쪽으로 자꾸 기우뚱거리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장애인 비하 용어가 맞다. 특정 정책에 빗댄 관행적 표현일지라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고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미 삼가야 한다고 권고해왔다. 굳이 정책의 불완전성을 장애에 빗대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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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어머니회’(→녹색학부모회), ‘유모차’(→유아차), ‘벙어리장갑’(→손모아 장갑) 등 한국 사회에서는 차별 언어를 무심코 쓰는 일들이 만연해 있다. 동시에 주식 초보자를 어린이에 빗댄 ‘주린이’(주식+어린이)나 ‘~충’(벌레에 빗대 비꼬는 신조어) ‘허버허버’(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남성을 비하하는 신조어) 같은 혐오성 차별어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경·여류작가 같은 단어는 성차별을, 흑형·살색 등은 인종차별, 결정장애·눈먼 돈·외눈 정치 등은 장애 차별, 멍청도·경상디언은 지역 차별을 담고 있다.
세종국어문화원 관계자는 “차별어란 사회적 약자 또는 특정 대상을 직·간접적으로 부정하고 무시, 경멸하거나 공격하는 단어·구·문장 등의 언어표현을 말한다”며 “의도가 있든 없든 듣는 사람에 따라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차별을 않기 위해서는 차별어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어 전문가들은 “탈북자는 새터민, 혼혈가족은 다문화가정으로 바꿨는데 나중에는 이 말이 또 다른 차별을 재생산하는 용어로 오염되기도 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원래 그 말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 내 언어 감수성이 점점 민감해지고 있는 만큼 내가 하려는 말이 누군가를 소외시키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게 아닌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며 “차별 언어를 쓰지 않겠다는 화자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