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겨요'로 금융혁신의 방향성을 찾고 있습니다"

전성호 신한은행 O2O추진단 본부장 인터뷰
배달앱 '땡겨요' 출시 석 달만에 서울 전국구서 서비스
라이더 수입을 급여로 인정…금리도 높지 않아
"기존 금융권의 새로운 시도 필요…대출자 1천명 넘어"
데이터 축적·CSS 고도화로 '사업자 대출' 활성화 도모
  • 등록 2022-05-03 오전 6:00:00

    수정 2022-05-03 오전 9:20:17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라이더 대출이 벌써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한도(300만원)가 많지는 않지만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신용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입니다. 은행의 수익과 무관하게 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작은 시도이자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환경의 변화로 시중은행들은 경쟁자가 다른 은행이 아닌 바로 빅테크(대형정보기술기업)다. 특히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이력부족자) 영역에서 시중은행이 빅테크와 경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크다.

최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서 만난 전성호 O2O(온·오프라인 연계 마케팅) 추진단 본부장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전 본부장은 “땡겨요 서비스와 함께 시작한 대출 상품(쏠편한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 땡겨요 사업자 대출)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이 가보지 못한 영역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성호 신한은행 O2O 본부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땡겨요 3개월만에 6개구→서울 전역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시작한 음식주문중개 플랫폼이다.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SOL)’이나 안드로이드 기반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땡겨요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서울시 광진·관악·마포·강남·서초·송파구 등 6개구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달부터 서비스 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다.

전 본부장은 “출범 석 달만에 서울 전역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만큼 가맹점 유입속도가 빠르다”며 “100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해볼 만 하다’, ‘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땡겨요가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쟁쟁한 기존 음식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은 수수료 경쟁력이다.

전 본부장은 “땡겨요는 판매금액의 2%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2만원자리 치킨을 판매한 치킨집 사장님은 수수료로 400원만 내는 셈”이라며 “1인분이라도 판매를 못하면 수수료로 지급하는 돈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플랫폼 차원의 판촉행사나 광고비도 없다. 최대 15%까지 수수료를 부과하고 단건 배달비 부담까지 있는 기존 배달앱과는 차별화가 확실하다는 게 신한은행측 설명이다.

전 본부장은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플랫폼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플랫폼에 참여하는 영세한 사업자들이 판매확대를 통해 이익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는 ‘프로토콜 경제’ 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더대출 1000명 돌파…땡겨요의 ‘가능성’

땡겨요 서비스를 통한 신한은행의 진짜 실험은 배달플랫폼 운영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전 본부장은 여기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라이더 대출’상품을 선보였다”며 “라이더의 수입을 은행권이 급여로 인정하지 않다보니 소득증빙이 안돼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원이 매일 소득을 거둔다는 상황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며 “매일 들어오는 수입금으로 매일 일정금액 상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로 탄생한 게 것이 라이더 대출이다. 대출자가 1000명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라이더 대출은 50만~3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한도가 크지 않지만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를 구매하거나 빌리는 데 활용하기는 쏠쏠하다는 평가다. 금리도 높지 않다. 2일 기준 4.11~5.81%. 비상금 대출(5.16~5.46%)이나 포켓론(4.55~6.35%)보다 하단이 낮다. 상환기간은 일괄 200일. 300만원을 빌렸다면 매일 1만5000원과 이자를 갚으면 된다.

전 본부장은 “생각대로가 라이더 통장에 급여를 지급하면 그 순간 그날 갚아야 하는 금액이 자동으로 상환되는 구조”라며 “은행 입장에서 수익창출보다는 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을 계속 하고 있다면 안정적으로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비교적 낮은 금리를 책정했다”며 “은행권과 같은 기존 금융기관도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이같은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도전은 ‘땡겨요 사업자 대출’ 활성화다. 기존 자영업자 대출은 멀게는 1년여 시차가 있는 국세청 매출 데이터와 자영업자 개인신용을 활용해 한도와 금리가 산정된다. 그런데 땡겨요를 통해 매일 발생하는 매출과 단골고객 데이터 등을 모두 결합해 대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현재는 데이터가 많이 쌓이지 않아 대출이 활발하지 않지만 앞으로 이 부분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전 본부장은 “현재 사장님 대출은 출범 100일밖에 되지 않아 축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다”라면 “데이터 축적과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작업을 통해 한도 확대 및 금리인하방향으로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성호 신한은행 본부장이 지난달 2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