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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포괄적인 혁신활동의 브랜드가 “스마트화 전략”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스마트화 전략은 이미 정부 혹은 학계가 상상하는 수준을 많이 벗어날 정도로 첨단화되고 있으며, 세계 수준의 산업 스마트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전문 파트너들과 산업 인공지능 산학협력을 다수 수행하고 있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스마트화 전략은 지금보다 많은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즉 창업과 중소기업을 위한 생태계 및 소프트파워(softpower) 기반 인프라를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
요즘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이슈(issues) 라면 단연 경영 관점에서는 “ESG 경영”이고, 제조 관점에서는 “스마트 팩토리”가 될 듯하다. 많은 기업이 ESG 전담 부서를 설치하거나 조직을 정비하여 전략을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Environmental)은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 및 그린 에너지 정책, 사업장 환경오염물질 저감, 친환경 제품 개발과 같은 요소가 포함되며, 사회(Social)의 경우 인적 자원 관리, 산업안전, 하도급 거래,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공정경쟁 등이다.
마지막으로 지배 구조(Governance)는 소유권 분산, 주주 성향, 제도적 힘이 주식 수익률을 예측한다는 것을 기조로 주주 권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 감사 제도, 배당과 같은 요소가 이에 해당되며 비재무적인 관점에서 포괄적인 협치 및 협력의 기업 문화가 해당된다. 과거 투자기관 및 자산운용사 등의 책임은 투자 대상의 재무 성과에 초점을 두었으나, 최근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지배 구조, 인권, 환경, 사회 등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하며 관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라 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19개 국가, 2개 글로벌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2016년 말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를 공표하였다. 국민연금의 경우,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 로드맵을 공개하고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책임 투자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기금의 절반가량을 ESG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단순히 주식 보유와 그에 따른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수익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추구하도록 책임 범위를 포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규범 조항 코드다.
기업 경영의 진화 관점에서 C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용어를 의미하며 ESG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다. ESG가 등장하기 전 CSR은 수십 년 전 기업 경영 영역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화두였다. , 특히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제조 산업의 혁신을 위해 ESG의 현재 상황을 더 잘 이해하려면 ESG의 뿌리를 찾기 위한 CSR의 길고 역동적인 역사를 역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CSR에 대한 현대적 이해의 진화 과정은 세 가지 주요 단계로 나누어 전체론적 관점에서 시각화할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CSR 이해의 개발 구성은 학술적 이벤트를 포함하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는 많은 이벤트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이에 Mark Kramer와 Michael Porter는 2011년에 “공유 가치 창조: CSV(Creating Shared Value)”라는 새로운 용어를 창의(創意)하였다. 이는 비즈니스 전략과 CSR 간의 연결을 심화시켰으며, 구상된 전략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후 기술 발전과 경영 관리 분야의 CSR 인식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기업은 자발적인 CSR 조치에서 연간 보고에 대해 측정 가능한 기준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ESG 기준이라고 한다. 요약하자면, 용어가 아무리 변해도 CSR, CSV, ESG의 본질은 동일하지만 ESG의 진전은 경영전략의 가치를 가시화하는 척도(尺度)다.
그런데 어떨까.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기존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일까 아니면 데이터 기반으로 제조 환경을 대전환시키기 위해서 HCPS(Human Cyber Physical System)과 메타버스(metaverse) 환경을 조성하고 있을까. 또한 ESG는 정말 실재하는 변화일까 아니면 잠깐의 유행일까.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변화도 그렇다. 혹시 전략의 변화는 없이 이전부터 해오던 일들을 “ESG경영” 이나 “스마트 팩토리”라는 이름만 붙여 그냥 하는 곳은 없을까. 특별히 달라진 역할은 없지만, 프로젝트나 팀의 이름만 바꾸면서 말이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제조 데이터 관리 기술이 핵심이자 시작이다. 더 나아가 효과적인 HCPS를 구축하려면 실시간 기반으로 생산 기계, IoT 센서, 센서 데이터, 기존 제조 실행 시스템(MES), 전사적 자원 계획(ERP), 제품·프로세스 라이프사이클 관리(PLM) 시스템 및 인적 자원과 같은 여러 데이터 소스에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것이 제조 데이터 관리 기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 현장 및 산업 전문가로부터 IT와 OT 시스템 간의 격차 해소가 매우 중요하다. 그 까닭은 OT(Operation Technology) 및 IT(Information Technology) 시스템의 설계는 전통적으로 서로 다른 엔터프라이즈 기능과 사용자 기반을 지원하기 위한 특정 요구 사항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기술, 조직 문화 및 기능의 이러한 차이는 OT와 IT 환경 사이에 격차를 만들어 OT의 잠재적 이점을 활용하는 데 장벽을 만들어 왔다. 그러므로 스마트 팩토리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실현되려면, IT와 OT 시스템이 암묵적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고객 맞춤형 제품을 대량생산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역량을 구축하여, 고객의 개인화 맞춤(bespoke) 제품과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조 현장의 유연성을 고도화시키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이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공정 및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새로운 생산 조건을 수용해 자율적으로 전체 생산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유연 생산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핵심 기능은 HCPS(Human Cyber Physical System)를 통한 실시간 피드백 기능이다.
더 나아가 제조 현장을 지능화시켜야 할 까닭은 제조 데이터가 기아 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처리 속도가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양질의 데이터로 스피드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 및 운영 활동이 최적화(optimization) 되어야 품질, 원가, 납기(Q, C, D)를 경쟁 우위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제조 운용성(operability)을 유지할 수 있다. 모든 제조 과정이 사전에 예측되고 관리돼야 하며(proactive), 모든 활동이 신속하게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한다(Agile). 이를 위해서 빅데이터 관리 기술과 인공지능을 제조 현장의 아날로그 기술에 접목시키는 융합 기술은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이다.
ESG 경영의 실현 가능성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상관관계가 있다. 그 좋은 예가 세계 각국 정부의 탄소제로 정책이다. 영국을 시작으로 호주, 스웨덴,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 연기금이 ESG 공시 규제를 도입했다. 유럽은 당장 2021년 3월부터 역내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 은행, 보험, 연기금,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고객 자금을 굴리는 모든 회사가 대상이다. 미국 상장사들도 ESG 성과 공개를 요구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린 뉴딜은 한국판 뉴딜 3대 사업 과제 중의 하나다. 정부의 정책지원은 집중되고 미래산업으로서의 성장 전망도 밝다. 그렇게 보면 ESG 투자의 좋은 성과도 놀랄 일은 아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처럼 기업들의 변화를 더욱 부추기는 건 ESG를 따르지 않으면 빅 테크 기업들의 공급망에서 완전히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애플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제조 공급망에서 탄소중립화 100%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5년부터 100%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저 데이터 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ESG는 단순히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지표가 아니다.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2019년 한 해 동안 전기자동차 생산으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팔아서 본업인 자동차 판매에서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다. 마치 스마트 팩토리 기반 ESG 경영의 모델을 제시하는 듯하다.
궁극적으로 ESG 경영이란 결국 기업이 이윤추구라는 재무적 활동을 넘어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포함한 비재무적 요소도 경영 목표의 일환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기업의 주인을 주주 이외에 임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공동체 등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라고 보고 이들 모두를 위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지배 구조를 갖추는 것을 포함한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마치 스마트 제조 현장에서 개인화 맞춤(bespoke) 수요를 대응하듯이 기업은 ESG 경영을 실천하여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뉴 노멀(new normal) 기업 환경에 적응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