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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난 3월 제33대 산림청장으로 취임한 최병암 산림청장은 지난 28년간 산림청에서만 외길을 걸어온 공직자이면서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2010년 ‘산림문학’으로 등단한 후 2018년 시집 ‘나무처럼’을 출간했다. 1993년 공직에 들어온 후 나무와 사랑에 빠졌다는 그는 재선충병, 산불, 조림 등 담당업무가 바뀔 때마다 전국을 다니며 나무 옆을 지켰다.
그는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래에 의미있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결론은 자연정책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행시 합격 후 소신에 따라 산림청 근무를 희망하면서 나무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1993년 산림청에 들어온 후 뜻을 바꾸지 않고, 외길을 걸었다. 초임 사무관 시절 나무의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됐다”며 “우리가 가구 등 여러가지 용도로 목재를 자원으로 쓰고 있지만 나무도 고귀한 생명을 가진 생명체로 지구환경에 기저를 이루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세월 산림청에서 근무하며, 나무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생겼지만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돌은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내린 처방은 바로 시(詩) 쓰기였다. 그는 “산림청은 숲과 나무를 행정대상으로 다뤄서인지 문인을 다수 배출했다”며 “모두 26명의 산림청 공직자가 등단했으며, 당시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1999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2010년 산림문학으로 등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을 쓰는 목적은 자기수양이며, 마음속에 일어나는 갈등과 생각, 감정, 삶의 비전 등은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되고 나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을 쓰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이끌어갈 지표를 하나씩 만들어갔다”며 “하루 종일 각종 보고서와 서류만 보게 되면 감성이 사라지는데 글쓰기를 통해 정책현장에서 느꼈던 감정과 소감을 남겨 지나온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