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위쿡 본사에서 만난 이지우 뉴트리그램 대표는 “위쿡이 아니었어도 기필코 사업을 키웠을 것”이라고 말하는 기운찬 사업가였다. 그러면서 “위쿡 덕에 창업 기회를 잡는 동시에 위험은 줄일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성장에 속도가 붙은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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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자신이 위쿡에서 사업을 일으킨 과정을 짚어보며 “스타트업(위쿡)이 스타트업을 키워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유주방 위쿡이 단순히 조리 공간과 기기를 임대하는 데에서 나아가 식음료(F&B) 창업자를 길러 내는 영역으로 역할을 확대하면서 거둔 결실이다.
뉴트리그램도 여느 F&B 창업자가 겪는 비슷한 고민 겪던 차에 위쿡을 만나 해결했다. 2019년 `식단관리 서비스`와 `충분한 영양 공급` 콘셉트로 창업하자 대기업 제품보다 낫다는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법인 전환하고 대량 생산을 시작하려고 하니 정교한 시장 조사가 필요했다. 대량 생산의 기초 표본을 허투루 만들면 손해로 이어진다. 창업 초기일수록 이런 손해는 타격이 심해 자칫 업을 접는 지경까지 이른다.
이 대표는 위쿡에서 제품 연구개발(R&D)을 시작하고 이 부분을 보완했다. 위쿡 내외부 R&D·마케팅 전문가가 붙어 제품과 브랜드를 가다듬었다. 결국 GS리테일에서 받아줄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
오프라인 닫고 온라인서 성공
뉴트리그램이 걸음마를 하다가 위쿡을 만나 뛰기 시작(액셀러레이팅)했다면 나일롱부엌은 기초를 닦아 부화(인큐베이팅)한 사례다.
서울 합정동에서 일본 가정식집으로 시작한 나일롱부엌은 사업 초기 배달을 하지 않았다. 맛이 변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쿡에서 HMR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이제 대표 상품 `함박카츠`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코로나19로 올해 초 오프라인 매장을 닫았지만 조만간 현대백화점에 HMR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날 함께 인터뷰한 나일롱부엌 창업자 강영호씨는 “식당 음식을 HMR로 만들려면 맛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렵다”며 “위쿡에서 전문 도움을 받아 레시피를 완성해 해결하고 제2의 창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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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뉴트리그램과 나일롱부엌 같은 회사 21곳(개인 사업자 포함)이 위쿡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을 거쳐 사업을 고도화했다. 스스로 창업에 성공한 데까지 포함하면 565곳이다. 위쿡이 규제 샌드박스 특례 사업자로 선정돼 2년간 사업을 펴 거둔 성과다.
비슷한 꿈을 꾸는 이들은 여기서 만난 서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여긴다.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단점을 확인해 보완하고 장점을 찾아서 극대화한다. 최근 빵과 잼을 만들던 각자의 창업자가 합심하고 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위쿡의 지향점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식음료 창업자가 원하는 모든 것은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 올해 상반기 △시공·인테리어 △주방설비 △메뉴개발 △촬영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 솔루션’을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윤애 위쿡 인큐베이션팀 매니저는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위쿡에서 얻을 수 있다”며 “제품이 맛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제품이 맛있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