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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라는 수식어에 대중이 갖는 신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사건이다. 손님을 끌어들이기에 ‘원조’ 및 그에 상응하는 상호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한번 그 지역을 방문했다면 맛이 있든 없든 ‘원조’에서 먹어보겠다는 심리가 발동하고 그렇게 한번 맛본 게 지역의 맛 전체를 평가하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 전국 각지에서 특정 메뉴로 유명세를 타며 거리, 마을이 형성된 지역에는 어김없이 ‘원조’라는 간판을 단 곳이 존재한다. 대체로 그 ‘원조’ 식당이 가장 많은 손님들로 붐빈다. 다른 식당들은 원조와 대비돼 ‘아류’로 평가받는다.
투표 조작에 대중 신뢰 잃은 아이돌 오디션
특히 주목하는 것은 ‘방과후 설레임’이다. 제작을 이끄는 인물이 한동철 PD여서다. 한동철 PD는 국내 아이돌 오디션의 ‘원조’ 격인 Mnet ‘프로듀스101’ 시즌1 연출자다.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데뷔시켜 가요계 파란을 일으켰던 프로그램이다. 한동철 PD는 앞서 Mnet에서 ‘쇼미더머니’ 시즌 1~4,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 1~2를 연출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근간이랄 수 있는 경연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제작하며 경험한 셈이다. 한동철 PD를 오디션 프로그램에 특화된 연출자라고 설명할 수 있는 이유다.
아이돌 오디션은 한동안 국내 예능프로그램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해왔지만 최근 1년여 사이에 위기를 맞았다. 대표적 프로그램이었던 Mnet ‘프로듀스101’ 시즌4인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논란 때문에 대중의 신뢰를 잃은 탓이다. 실제 대법원에서 이 프로그램의 안준영 PD는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 김용범 CP는 징역 1년 8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장르 재도약 위한 ‘원조’ 한동철의 차별화는?
그렇다고 아이돌 오디션을 포기하는 것은 아깝다. 이미 자리를 잡은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좋은 롤모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은 K팝의 주류인 아이돌 그룹의 한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아이돌 오디션을 통해 다시 한번 기회를 잡고 부활을 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있다는 점에서도 그 활용도는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하나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한동철 PD가 아이돌 오디션 론칭을 준비한다고 발표한 뒤 ‘해외 각국서 지원자 쇄도’, ‘월드투어 제안’ 등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원조’에 대한 기대감이 그 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다만 그동안 드러난 아이돌 오디션의 문제점을 차단하거나 상쇄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원조로서 한동철 PD가 어떤 차별화된 ‘맛’을 보여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