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공공복합 지정 ‘폭탄공세’…저조한 주민동의률 '변수'

강남 등 수도권 후보지는 제외돼
주민참여 관건 “민간재개발 저울질”
2·4대책 후속 입법 처리 ‘오리무중’
  • 등록 2021-05-13 오전 6:00:00

    수정 2021-05-13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2·4 대책을 통해 추진 중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후보지 총 38곳을 선정하는 등 공급 시그널에 힘을 주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지구지정까지 3분의 2 소유주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가운데)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7차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급 절실한 수도권 후보지는 ‘전무’

국토교통부는 12일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에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3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대구 2곳, 부산 2곳 총 4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대구·부산에서 제안한 총 20개 후보지 중 총 16곳을 검토해 △대구 남구 봉덕동 미군부대 캠프조지 인근(면적 10만2268㎡) △대구 달서구 감상동 대구 신청사 인근(15만9413㎡) △부산진구 옛 당감4구역(4만8686㎡) △부산진구 옛 전포3구역(9만5140㎡) 등 4곳의 저층주거지를 3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는 약 1만600가구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 4곳을 공공개발로 추진하면 기존 민간개발 대비 용적률이 평균 65%포인트 상향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공급가구는 약 727가구(38.1%) 증가하고, 분양가액은 시세 대비 평균 74.0% 수준으로 토지주 수익률은 평균 13.9%포인트 향상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후보지 선정으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후보지는 1·2차 34곳을 포함해 총 38곳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계획물량 총 19만6000가구 중 약 4만800가구의 주택공급 가능 부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6월까지 선도사업 후보지를 계속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서울 강남권 및 수도권 후보지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국토부는 구청과 협의를 통해 강남권에도 후보지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3차 후보지에서는 제외됐다. 서울권 도심 복합개발 1·2차 통틀어 34곳 중 29곳이 강북 지역이다. 경기와 인천에서는 지자체 제안으로 총 39곳이 신청됐으나 아직 단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았다. 지방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에서 제안한 것은 총 19곳이다.

동의율 10% 넘는 곳 6곳 뿐…주민동의 ‘분수령’

관건은 여전히 주민들의 참여 여부다. 도심복합사업은 주민 동의율 10%를 확보하고 예정지구 지정 후에는 1년 안에 토지주 3분의 2(면적기준 2분의 1) 이상 동의가 있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정된 후보지 가운데 예비지구 지정을 위한 최소 동의율 10%를 넘긴 곳은 6곳에 불과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시 내 34곳의 후보지 중 △은평구 3곳(불광그린공원 인근, 옛 수색14구역, 옛 증산4구역) △도봉구 2곳(쌍문역 동측, 쌍문1동 덕성여대 인근) △영등포구 1곳(옛 신길15구역)만이 10% 동의를 확보했고 나머지는 지정 요건을 넘기지 못한 상태다. 특히 예정이 아닌 실제 지구지정 요건인 3분의 2 동의를 확보한 곳은 증산 4구역 1곳에 그친다.

시장에선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영등포 신길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길동 다수 저층주거지 구역이 복합개발 후보지에 포함돼 초기엔 고무적이었으나, 이후 민간재건축·재개발을 원하는 분위기가 나오면서 현재는 주민동의율 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증산4구역은 재개발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주민동의율이 원체 높았던 곳이라 복합사업에 대한 호응이 좋을 수밖에 없지만 다른 구역은 저마다 사정이 다르다”면서 “신규 후보지보다는 오히려 기존 개발구역에서 공공과 민간 등 사업성을 제각각 따지는 경우가 많아 동의율 확보가 쉽지 않다고 한다”고 했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2·4 공급대책 후속 입법 처리도 문제다. 주민동의 10%를 채우더라도 예정지구 지정조차 힘들 수 있는 상황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입법이 가장 먼저 선행되고 그 뒤에 후속절차가 따라줘야 하는데, 지금처럼 뒤바뀐 공급 계획으로는 사업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한 주택정책관은 “국회 심의가 진행되지 않아 5월 말 국회에서 입법이 통과되더라도 7월 예정지구 지정은 어렵다”면서 “최대한 빨리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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