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IB(투자금융) 실적이 위축된데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라는 악재를 타개하기 위해 수익창출 구조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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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액)은 총 1424억달러(약 171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871억달러(약 104조원)와 비교해 63.4%나 많은 수준이다.
7월 1일부터 16일까지 이뤄진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113억달러(13조6200억원)로 지난해 4분기 거래액(104억달러)을 웃돌고 있어 3분기 해외 주식 거래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41개 시장 중 외화증권 결제액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미국(742억달러)으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유로시장(597억달러) △홍콩(44억달러) △중국(16억달러) △일본(15억달러) 등이 이었다.
미래에셋 해외 주식 예탁자산 12조원 육박
이같은 분위기에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거래빈도가 높은 2000여개 해외주식에 대해 기업개요와 리서치 자료를 한글로 제공하고 있다. 환전 없이 해외 주식 주문이 가능한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이달부터 해외 지수 시세를 실시간으로 무료로 제공 중이다. 대신증권(003540)은 해외 주식 거래 고객에게 미국과 일본 주식을 담보로 최대 180일까지 연 4.9%로 대출해주는 해외 주식 담보대출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출비율은 대상주식 평가금액의 최대 50%이고 대출한도는 10억원이다. 12월 연말까지 환전수수료를 95% 할인해주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최근 브로커리지 상품 다변화를 통해 국내 주식 위주였던 상품 믹스를 개선하고, 수익성 훼손의 주요 요인이었던 구조적 수수료율 하락 국면에서 탈피하고 있다”며 “거래대금이 증가해도 증권사 수익과는 무관하다는 시장의 선입견과 달리, 브로커리지 부문은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큰 수익으로 자리 잡지 않았지만 환전수수료 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부분이 환전 금액의 1%를 환전수수료로 받는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이면 달러를 사거나 팔 때 1200원의 1%인 12원을 수수료로 받는 셈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한시 이벤트로 환전수수료를 1달러당 5원 정도로 책정한 상태다.
이같은 수익구조 등으로 해외 주식 거래로 가장 크게 수익을 낸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해외 주식 예탁자산이 지난 1분기 8조3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 자체가 2%에 불과해 앞으로 해외 투자 시장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 유치를 위해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수단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