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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 발길이 뚝 끊겼던 극장 인파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선데다 개봉을 연기했던 흥행 기대작들이 관객과 만날 시기를 조율하면서 오는 8월을 기점으로 극장가도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투자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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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플러스자산운용의 ‘플러스 시네마 사모증권투자신탁6호(주식혼합)’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4%를 기록했다. 범위를 3개월로 넓히면 19.00%, 6개월로는 무려 20.49%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유진자산운용의 ‘유진CJ Film사모특별자산(대출채권)’ 한 달 수익률은 0.63%에 그쳤지만 △3개월 2.4% △6개월 8.6%로 쏠쏠한 수익률을 거뒀다.
영화 제작비는 배급사가 제작비의 30~40%를 투자하고 나머지 부분을 VC나 자산운용사 펀딩을 통해 모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CJ ENM(035760)이나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086980), NEW(160550) 등이 배급하는 영화에 일정 자금(3억~5억원)을 자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 여파에 개봉작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영화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르면서 이른바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부쩍 늘어난 점도 영향으로 꼽힌다. 글로벌 OTT 플랫폼을 이용해 국내 영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요가 몰라보게 급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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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VC업계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직후 기존 연출작은 물론 국내 유명 감독의 연출작을 OTT로 시청하는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봉 지연에 따른 수익률 부담을 가정 내 콘텐츠 소비로 극복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극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말 영화관객(금토일 기준)은 5월 둘째 주 17만9142명에서 이달 둘째 주 50만6858명으로 한 달 새 183%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상황에서도 수개월간 억눌려 있던 문화 생활 욕구가 극장 방문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름 대목을 앞둔 상황에서 흥행 기대작들이 개봉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유아인과 박신혜가 주연을 맡은 좀비 스릴러인 ‘살아있다’가 이달 개봉을 앞두고 있고 1150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의 속편 격인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와 이정재, 황정민이 의기투합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강철비’ 후속인 ‘강철비2: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 속속 개봉시기를 조율하면서 얼어붙었던 극장가가 정상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전망을 점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흥행 기대작이 개봉을 앞둔 상황에서 8월을 기점으로 여름 극장가도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