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온스당 1900달러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화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이 역시 금에겐 호재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21일(현지시간) 온스당 1720.50달러로 올 들어 13.2% 올랐다. 3월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강해졌을 때도 1.2% 올랐고 4월과 5월엔 각각 6.4%, 3.9% 상승했다. 4월 장중 1775.0달러로 2012년 10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가 주춤해지긴 했으나 하반기에도 금값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을 때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절대 변하지 않을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 또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는 것도 금값 상승에 긍정적이다. 금리와 금은 역의 관계에 있다. 금리가 낮으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금의 매력이 커진다.
코로나 잦아들어도 ‘인플레 헷지’ 매력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최근 들어 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고 각국의 경제봉쇄 조치가 해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더라도 학습 효과 등에 3월처럼 증시가 급락하거나 불안감이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금값이 오를까. 증권가에선 ‘오른다’고 전망한다. 일단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만큼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 기준금리는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상승,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져도 금값은 오른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줄면서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하향 안정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달러를 무지막지하게 풀어대는 데도 코로나 불확실성에 달러화와 금값이 같이 올랐으나 앞으론 달러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교역비중과 상대국 물가를 모두 고려한 미 달러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브렌트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인 1973년부터 47년간의 역사적 평균 대비 무려 17.8% 고평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금은 달러화로 표시돼 금과 달러화는 역의 관계에 있다. 달러화가 하락하면 금값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다만 금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위해 금을 매입할 시점은 지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룸버그가 4월 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말 금 가격이 온스당 1650~1840달러를 기록할 것이란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다”며 “시세 차익을 얻기엔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풀 때와 달리 현재는 팔라듐, 비트코인, 달러화 등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군이 있어 금값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