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진단업체 투자한 VC, 코로나19로 실적 기대감 커져

한투파·TS인베·KB인베 등 바이오 진단업체에 투자
진단영역 시장 확대 …"신약 개발 업체보다 투자 규모 커져"
  • 등록 2020-03-05 오전 2:30:00

    수정 2020-03-05 오전 2:30:00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바이오 진단업체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 진단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VC들의 관련 기업 투자가 많았는데,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되면서 포트폴리오 업체들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 Re-Up 펀드’를 통해 코스닥 바이오 진단업체 피씨엘(2418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투파는 지난 2013년 피씨엘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고 2017년 상장과 함께 회수(exit)했지만, 작년 말 이례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피씨엘은 혈액을 통해 여러 질환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생산하는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됐다. 피씨엘은 최근 10분 안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항원 간편진단키트(COVID-19 Ag GICA Rapid)’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100억중 40억원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60억원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형태로 배정됐다. 유증 참여 당시 발행된 신주가인 주당 6926원으로 따지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38.9%나 오른 수준이다. 보호예수 기간은 1년이지만 당분간 관련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KB인베스트먼트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은 지노믹트리(228760)도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로나19 진단 시약 및 키트를 보유한 업체들은 진단 수요 급증 영향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진단기기 업체들의 직접적 수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VC들이 진단기업에 앞다퉈 투자를 한 사례가 많은 것은 바이오시장 확대와 무관치 않다. VC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시장 흐름이 큐어(치료)에서 케어(예방)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치료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병 초기에 병을 빨리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진단관련 회사들이 바이오 신약 업체들보다 많은 투자를 받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치료약을 만드는데 막대한 노력이 들어가고, 병의 원인을 찾다보니 예방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예방시장이 커지는 중간 과정으로 진단 기술을 가진 바이오업체에 투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TS인베스트먼트(246690) 등 VC 11곳의 투자를 받은 수젠텍(253840)도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에 급등했다. 재무적 투자자(FI)지분율이 높아 오버행 이슈로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19 관련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TS인베의 경우 VC중 가장 많은 지분율인 5.23%를 들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수젠텍이 개발 중인 신속진단 키트는 항체 진단키트로 현장에서 바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국 우한 휴먼웰 헬스케어 그룹과 업무제휴를 맺고 개발 중에 있어 이달부터 중국으로 공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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