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은 호르몬 조절을 통한 피임방법으로 경구용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있다.
우선 난소에서 난자가 성숙하려면 어린 난자 상태에서 FSH 호르몬이 에스트로겐 분비를 유도하고 이 에스트로겐과 영양분을 통해 난자는 자라게 된다. 난자가 충분히 자라면 LH 호르몬이 분비돼 배란이 일어나게 된다. 이후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벽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에스트로겐 피임약은 LH호르몬 억제를 통해, 프로게스테론 피임약은 자궁벽을 보다 더 두껍게 만들어 임신을 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해 임신을 막는다.
그렇다면 호르몬 피임약이 왜 위험할 수 있을까. 에스트로겐 피임약에 중점을 맞춰 설명하자면 에스트레겐은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고용량 에스트로겐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돌연변이 BRCA1 유전자를 가진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실험군은 피임약을 주기적으로 복용한 상태였고 대조군은 피임약을 먹지 않았다. 해당 연구는 피임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한 사람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지난 2017년 정상인 여성에 대한 저용량 피임약 복용 연구도 진행됐는데 5년 이상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한 정상인 여성의 경우에도 피임약을 먹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도가 높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약 10만 명 중 13 명 정도가 유방암에 걸렸다.
둘째 에스트로겐은 혈전(피떡)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허가 받은 복합경구피임제 20품목에 대해 허가사항을 변경했다. 허가사항 경고 항목에 ‘35세 이상 흡연자는 투여해서는 안 된다’문구를 추가했다. 또 투여금지 대상으로 ‘35세 이상 흡연자’와 ‘선천성 또는 후천성 과응고병증(hypercoagulopathies) 환자’를 명문화 했다.
식약처는 흡연자에게 경구피임약을 권하지 않는 이유를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의 위험성을 증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한두통학회지에 따르면 흡연자가 경구피임제를 복용하면 뇌졸중 위험이 많게는 10배로 높아진다.
피임약은 피임 목적 외에도 극심한 생리혈이나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성들이 복용하기도 하는데 피임약의 과도한 섭취는 전혀 뜻밖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과학커뮤니케이터 케니 리(Kenny Lee)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 유튜브 채널 ‘펑키 사이언스(Funky Science)’ 운영자이자 팝핀(Poppin)을 통한 과학대중화에 매진하는 케니 리(Kenny Lee)와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