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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즐겨 이용하고, 젊은이들에겐 선망의 장소였던 이곳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이 2019년 벽두부터 1년 내내 전국을 뒤흔들었다. 단순 폭행인 줄 알았던 ‘버닝썬 사건’은 클럽 경영에 참여했던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의 휴대폰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사태’로, 또 다시 ‘게이트’로 번져나갔다. 경찰은 인력을 대거 투입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서 부실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오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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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시비’에서 시작…경찰 유착·마약 유통·성매매까지
버닝썬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던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승리와 그의 사업 동료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참여한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에선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언급과 함께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접대를 추진한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승리는 경찰 조사를 받고 대중의 질타 속에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경찰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 6월 경찰은 승리에게 성매매·성매매 알선·변호사비 업무상 횡령·버닝썬 자금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증거인멸교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유 전 대표도 성매매·성매매 알선 혐의로 승리와 함께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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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착’ 부실 수사 의혹…관련 사건 재판 진행 중
경찰은 승리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윤모 총경도 검찰에 넘겼다. 승리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에서 뒤를 봐줬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경찰은 윤 총경에겐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을 알아본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만 적용했다. 당시 경찰은 금품을 주고 받은 행위에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아 뇌물이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윤 총경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정황을 파악하면서 경찰은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성역을 가리지 않는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는데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가을에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경찰이 부실 수사에서 나아가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비판이 쏟아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으로선 뼈아픈 비판이었다.
현재 ‘버닝썬 게이트’ 관련 사건은 대부분 법의 심판을 치르고 있다. 이문호(29) 버닝썬 대표는 2심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았고, 승리 대화방 멤버로 알려진 가수 정준영(30)과 최종훈(29) 등은 여성을 몰래 촬영한 불법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혐의로 최근 1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받았다. 윤 총경 역시 코스닥 상장사 전 대표의 경찰 수사 무마에 관여한 대가로 수천만원대 주식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이다. 다만 이번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승리는 검찰에 송치된 지 5개월이 넘었으나 현재까지 기소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