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석무 기자]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규제(Entry list·블랙리스트) 유예 조치를 오는 11월18일까지 석 달간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를 최대 가늠자로 평가받던 화웨이에 대한 임시면허 문제가 ‘90일 연장’으로 귀결되면서 시장에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다만, 이와 별도로 화웨이 계열사 수십 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해 압박은 이어갔다.
윌버 로스
(사진) 미국 상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집요한 국가안보·외교정책 상의 위협을 고려해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화웨이 장비로부터 (다른 회사 장비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화웨이 제품에서 옮겨갈 것을 소비자들에 계속 촉구한다”면서도 “우리는 혼란을 방지하는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로스 장관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시골 지역 기업들 일부는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어서 시간을 좀 더 주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국 내 기존 통신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자사 단말기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포함한 기존 미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애초 미국은 지난 5월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를 국가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미 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하는 동시에, 미 기업들의 혼란을 예방하고자 해당 조치를 90일간 유예한 바 있다. 따라서 미 기업들이 유예 기간 이후에도 화웨이와 거래를 이어가려면 정부로부터 특별 면허를 받아야 했다.
전날(18일) 도널드 트럼프 미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화웨이와) 전혀 비즈니스를 하고 싶지 않다. 국가안보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유예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상무부의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대신, 로스 장관은 제재의 허점을 없애고자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된 화웨이 계열사는 모두 100곳을 넘게 됐다. 이와 관련, 로스 장관은 “100곳 넘는 자회사가 거래제한 명단에 들었고 이에 따라 화웨이가 제재를 피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90일 연장’은 온전히 미 기업들을 위한 것일 뿐, 화웨이 제재완화와는 별개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이번 미 상무부의 결정을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의지로 해석하는 경향이 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한 3대 지수는 1% 안팎의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