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고통스러운’ 통풍 … 방치하면 관절파괴, 신부전까지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 통증, 열, 붓기 나타나
초기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로 통증 조절 … 만성으로 진행되면 관절염 동반
  • 등록 2019-08-17 오전 6:47:53

    수정 2019-08-17 오전 6:47:5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통풍은 요산이란 물질이 몸 안에 지나치게 쌓여 극심한 통증과 함께 열, 붓기가 생기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풍 환자는 2012년 약 26만 명에서 2017년 약 39만 명으로 5년간 50%가량 증가했다. 특히 2017년엔 남성 환자의 수가 약 36만 명으로, 환자의 90% 정도가 남성이었다. 통풍은 젊은 사람보단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최근 20~30대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긴 하지만, 환자의 대부분은 40대 이상이다. 통풍은 제때 치료되지 못하면 관절 파괴와 신부전(신장 기능이 떨어져 몸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 통증

통풍의 가장 큰 원인인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란 물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생긴다. 건강한 신체에선 혈액 속 요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요산의 일부가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요산이 생성되는 양이 배출량보다 많은 경우, 또는 요산 배출량이 감소한 경우에는 요산의 농도가 증가해 고요산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요산의 농도가 증가하면 바늘 같이 뾰족한 결정이 관절의 연골(뼈와 뼈를 이어주는 연한 조직)이나 그 주위에 쌓이면서 극심한 통증, 열, 붓기가 나타난다. 통풍으로 인한 통증은 대개 발병 24시간 이내에 가장 심하고 2~3일 내로 사라지는 편이며, 7~10일을 넘기지 않는다. 통증이 생기는 부위는 대개 엄지발가락, 발등, 발목, 발뒤꿈치, 무릎, 팔목, 손가락, 팔꿈치 관절로, 갑자기 붉게 부어오르며 손을 살짝 대기만 해도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열과 오한도 동반되며, 밤에는 통증이 특히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초기엔 항염제로 통증 조절 … 만성으로 진행되면 관절염 동반

통풍 초기에는 우선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증상이 호전된 뒤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요산배설제 등을 이용한다. 통풍이 처음 나타났을 때는 며칠 후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져 완전히 회복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 통풍을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통증이 사라진 뒤 한동안 멈춰 있다가 수개월~몇 년 후 재발할 수 있다. 재발은 반복되며 이 과정에서 만성 통풍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만성 통풍은 뼈나 연골이 파괴되고 손과 발의 관절이 변형되는 통풍성 관절염을 동반할 수 있다.

통풍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혈액 속 요산 농도가 높아 콩팥에 돌이 생기기도 한다. 이 돌 때문에 옆구리에 통증이 생기는 콩팥산통이 나타날 수 있는데, 통풍 환자의 10~40%는 증상이 처음 나타나기 전 한 번 이상의 콩팥산통을 겪는다.

◇술에는 요산 생성하는 퓨린 많아 … 체중 조절, 수분 섭취, 규칙적 식사 필요

‘맥주를 많이 마시면 통풍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모든 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맥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모두 통풍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산을 생성하는 퓨린은 맥주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의 술에 다량 함유돼 있어 이미 통풍인 사람들,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술을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퓨린은 술 외에도 붉은 고기류, 해산물, 튀긴 음식, 내장 부위, 과당 음료 등에도 함유량이 높아 위와 같은 식품을 너무 자주 섭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송주경 대전선병원 내과 전문의는 “비만인 사람들은 통풍이 비만인 사람에게서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요산을 충분히 배설시키기 위해 하루 약 2ℓ씩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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