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볼 것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동안의 지지율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높았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60%대 지지율은 오히려 정상화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60%대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수치입니다. 50% 안팎의 지지율이면 사실 국정수행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정치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5.9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1%였습니다. 60%대 지지율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상당수 국민들이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만 주목할 것은 향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입니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70%선이 붕괴된 만큼 하향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70%선을 회복한 뒤 오히려 더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철옹성 文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국면…리얼미터 66.0% 한국갤럽 67%
대통령 지지율 70%. 어느덧 우리사회에서 고유명사가 돼버렸습니다. 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지지율이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문민정부 시절 하나회 숙청, 공직자 재산공개, 금융실명제 실시 등 강력한 개혁카드로 국민을 열광시켰던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최초입니다. 철옹성과 같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별다른 반등 요인이 없다면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22일 발표된 리얼미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월 3주차 여론조사(1월 15∼19일)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6%p 하락한 66.0%를 기록했습니다. 2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9월 북한 핵실험 여파로 65.6%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19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70%대를 유지해온 지지율이 4개월 만에 60%대로 떨어졌습니다. 1월 3주차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6%p 하락한 67%로 나타났습니다.
대통령 지지율 왜 떨어졌나? 가상화폐·부동산·남북단일팀 3대 변수
굳건하기만 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왜 떨어졌을까요? 변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가상화폐 규제를 둘러싼 정부대책의 혼선,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과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 등 경제문제,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남북회담 논의 내용이 정치적 이슈로 변질됐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등 정부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젊은층의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의 일부 이탈입니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과 강남 집값 폭등으로 대변되는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 논란에 일부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았지만 역설적으로 지지율에는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반도기 논란은 물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반발입니다. 여기에는 보수층의 반발과 젊은층의 반발이 뒤섞여있습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적폐청산 작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문 대통령을 그동안 지지해왔던 보수층의 이탈 현상이 뚜렷하다”면서 “40대의 경우 최저임금 문제나 부동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30대의 경우 최저임금 이슈보다는 평창 동계올림픽 단일팀 구성 문제가 변수”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가상화폐 대책 혼선보다 심각한 것은 남북단일팀 구성 논란입니다. 가상화폐 대책의 경우 문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호감도 하락이라기보다 정부 대책의 실망이 주요 원인이지만 남북 단일팀의 경우 이른바 ‘공정성’이 예민한 화두입니다. 문재인정부가 내세웠던 공정의 원칙을 정치적인 이유로 무너뜨렸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文대통령 지지율, 앞으로 더 떨어질까 오히려 반등할까?
우선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북한의 도발이 재개될 경우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휘둘렸다는 비판적 여론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보수야당은 “평창이 아닌 평양올림픽”이라고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문제도 예민한 문제입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 기간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17번을 발표했는데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점에서 명백한 실패”라면서 “강남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앙등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새 정부는 어떤 경우든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김수현 수석의 공언대로 해결의 수순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4월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올림픽 이후 재개될 남북대화 국면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퍼주기 논란입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역으로 국론분열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히려 지지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젊은층의 이탈 역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 지지 전선에서 이탈한다 해도 매력적인 야권 지도자가 없다는 점에서 적절한 호재만 있다면 대통령 지지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우선 올림픽 컨벤션 효과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가 최소한 대통령 지지율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실제 역대 정부에서도 올림픽, 월드컵 등에서 우리 선수단이 선전할 경우 대통령 지지율은 동반 상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평창올림픽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데다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남북단일팀이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경우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의 경우 사전에 국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아쉬웠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형 태극기와 한반도기가 등장하는 것을 국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최근 하락한 지지율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제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부작용이 시행 초 혼선 정도로 정리되고 정부의 공언대로 부동산 문제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경우 위험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나 북핵문제 역시 올림픽 이후 북미 직접 대화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이 속도를 낼 경우 적잖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