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대통령이 먼저 가계부채 대책을 논의하자고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첫 수보회의를 주재하며 회의 안건에 없던 것으로 알려진 가계부채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다음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정부의 대출 틀어막기 대책에도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1분기(1~3월) 1359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다.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다.
1분기 증가액 17조1000억원은 지난해 4분기와 지난해 1분기 증가액 46조1000억원, 20조6000억원보다는 낮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6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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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총량 관리 대책과 관련해 미세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지난 3월 16일 신용보증재단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단 회의에서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50%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공약집에서는 이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단지 DTI(총부채상환비율)대신 여신관리지표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를 활용하겠다고만 했다. 총량 규제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자 한발 물러난 셈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DTI보다 차주의 상환능력을 더 깐깐히 보는 지표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 있는 대출이자는 물론 대출원금(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미결제액, 휴대폰 요금 미납액 등)까지 소득과 비교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DTI는 주택담보대출 이외 기타 대출은 이자상환액만 갚아야 할 부채로 삼는다.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전(全) 금융권에 DSR이 단계적으로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달 중으로 DSR 로드맵을 마무리 하고 소득산정기준을 개선한 ‘신 DTI’ 및 은행권 DSR 표준모형을 4분기 중으로 마련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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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완화했던 DTI·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다. DTI·LTV는 2014년 8월부터 각각 기존 50%, 50∼60%에서 60%와 70%로 완화됐다.
이 완화 조치는 1년 단위의 행정지도로 시행돼 올해 7월말이면 종료된다. 7월말까지 어떤 방침이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까지는 두차례 연장돼 왔다. 예상과는 달리 문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DTI·LTV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과 광범위한 교감을 하고 있는 금융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가계부채 안정을 위한 정책제언’은 주목할 만한다.
임진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상황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억제되지 않을 경우 LTV·DTI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주택시장 과열우려가 있는 지역에만 한시적으로 LTV·DTI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금분할상환 확대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엿다. 그는 ”고(高) LTV 대출에 대해서는 원금균등분할상환 대출의 경우 대출 만기가 지나치게 장기화되는 것을 제한하거나 원금비균등분할상환 대출은 대출초기의 상환규모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