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건설사가 공급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견 건설사가 선보이는 신규 분양 단지를 노리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실속 가격으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저렴한 분양가·좋은 입지 갖춘 단지 많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160만원이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을 거의 독차지하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선 가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고 차별화된 설계에 서울 접근성까지 갖춘 수도권 내 중견 건설사의 분양 물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마침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 하반기 신규 아파트를 대거 쏟아낼 태세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2만 7000가구로, 이 중 15만 7000가구가 중견 업체 물량이다. 전체 공급량의 69.2%에 해당한다.
호반건설은 지난 1일 모델하우스를 연 ‘미사 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아파트(846가구)를 비롯해 하반기에만 1만 2531가구를 분양한다. 반도건설은 분양 텃밭인 동탄2신도시와 다산신도시(지금지구)를 비롯해 7617가구를 쏟아낼 계획이다. 자사의 특화 아이콘인 단지조경과 차별화된 평면 설계로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게 반도건설의 방침이다.
중견 건설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실속 있는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중견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에 집중 분양하는 지역의 분양가는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평택이 955만원, 다산신도시가 있는 남양주 990만원, 동탄2신도시 1135만원이다.
이달 평택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동문건설도 인근 시세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는 인근에 분양된 아파트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에 분양을 계획 중인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등도 지역 시세에 맞춰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다산신도시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는 반도건설도 주변 시세를 감안해 적정 분양가를 책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중견 브랜드 아파트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해도 향후 집값 상승률에서 대형 브랜드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 또 대형 브랜드 단지보다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되팔 때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이 아무래도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를 선호하다보니 중견 브랜드 아파트를 되팔 때 같은 지역에 있는 유명 브랜드 단지보다 불리한 경우가 생긴다”면서 “중견 건설사의 시공능력이나 상품이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마감재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