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에 입주해 있는 상업시설은 대학 당 평균 9개다. 2013년 이민규 중앙대 교수팀이 서울 시내 대학의 외부업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가 39개, 한양대가 23개, 고려대 22개, 서강대 18개, 연세대 16개 순이었다.
현재 이 시설들에 대한 재산세는 각 자치구가 판단해 부과하고 있다. 고려대 내에 설치된 타이거 플라자의 경우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등에 재산세가 부과되지만 고대 중앙광장 내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교육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
이종훈 성북구청 법인관리팀장은 “학생들을 위한 후생복지시설이냐를 판단해 대학 내 상업시설에 대한 재산세를 부과한다”며 “고대 타이거플라자의 경우 그 안에 입점한 레스토랑이나 커피전문점의 주 이용자를 학생으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과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 지방세특례제한법 41조에 따라 학교 등 교육시설에서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은 재산세를 면제받는다. 대학 내 학생들을 위한 후생복지시설이나 교육연구시설은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화여대는 2008년 3월 신축한 ECC를 처음에는 교육연구시설로 등록, 재산세 면세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이 건물 지하 4층 일부를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한 뒤 제과점·음식점·카페·꽃집 등 상업시설 15곳을 유치했다. 지하 4·5층에는 예술영화관이, 지하 1~6층에는 공연장이 들어서 있다. 이에 서대문구청은 지난해 “건물을 타인에게 임대해 사용하는 것을 교육사업으로 볼 수 없다”며 2010~2014년 4년간 감면해 준 재산세 2억 5600여만원을 부과했다.
서울의 다른 자치구들은 이번 이대 판결이 상급심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추가적으로 재산세를 걷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대 관할인 성동구청 관계자는 “한양대의 경우 현재 학교 병원 내 카페테리아, 장례식장에 대해 과세를 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이대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한양대 내 소규모 상업시설에 대해서도 과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강대를 관할하는 마포구청 세무1과 김천기 주무관도 “이대 판결이 확정되면 서강대 곤자가플라자 내 카페와 서점 등이 추가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는 서대문구청과의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갈 방침이다. 김대인 이화여대 기획부처장은 “대학 내 상업시설에서 벌어들인 임대 수입은 학생들의 교육비로 환원된다”며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설을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대학들도 학내 상업시설에 대한 재산세 부과에 반대하고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내 서점이나 커피전문점의 경우 학생들에게 필요한 후생복지시설로 봐야 한다”며 면세를 주장했다.
교육부도 이대 판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상연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장은 “학내 편의시설의 임대 수입은 교비회계로 들어가 학생 복지비 등으로 재투자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과세를 한다면 학생들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의 가격이 상승하고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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