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학로 소극장의 위기론은 이미 몇년 전부터 제기됐다. 2013년 학전그린소극장이 개관 20여년만에 폐관했고 상상아트홀, 김동수 플레이하우스 등 수십년을 지켜온 소극장들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배우 김갑수가 운영하던 배우세상소극장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2012년 폐관 후 새 주인을 맞았고 정보소극장 역시 같은 해 운영주가 바뀌었다. 이외에도 꿈꾸는공작소를 비롯해 곧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소극장만도 30~4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극장과 화려한 공연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민간 소극장 지원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연극인의 대관료를 80%까지 보전하는 사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이 같은 혜택이 소극장에까지 돌아가는 경우는 드물다. 단단한 공연생태계를 위해서라도 소극장이 갖는 ‘창작스튜디오’의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다. 1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배우들의 땀냄새와 숨소리를 코앞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묘미는 결코 대극장이 대신할 수 없다. 민간 소극장의 역사와 가치를 지키려는 지원과 정책만이 예술을 향한 이 가장 원초적인 인간성을 지켜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