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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민정 기자] ‘듣는 음악’의 감동을 뛰어넘는 것이 ‘보는 음악’의 희열이다. 우리는 뮤직비디오를 보며 애절한 노랫말에 맞춘 드라마에 빠진다. 카리스마로 무장한 군무에선 눈을 뗄 수 없다. 전에 없던 파격적인 스케일을 자랑하고, 같은 시간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성장했다. 한국 뮤직비디오의 역사는 스케일, 촬영기법, 접근방식 등 시대에 맞춰 진화했다. 그 사이사이 뮤직비디오의 판을 바꾼 주인공을 짚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
1992년 3월 23일 발매됐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은 데뷔곡으로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꾼 ‘문화대통령’이었다. 국내 가요계에 힙합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대중화시킨 주인공이다. 국악·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따지지 않고 결합된 음악성은 가요계를 재패했다. 떼지 않은 상표는 패션계를 평정했고 가사는 10대들의 이상향이자 삶의 가치관이 됐다.
‘난 알아요’의 강렬한 첫 인상을 배가시킨 매개는 뮤직비디오였다. 김건모·신승훈 등 내로라하는 ‘국민가수’의 활약이 두드러진 당시 뮤직비디오는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립싱크를 하며 분위기를 잡는 화면에 그쳤다. 이 가운데 ‘난 알아요’는 강렬한 색채와 파격적인 구성을 앞세워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시원함을 안겼다. 사회비판적인 메시지의 가사와 어우러진 묘한 느낌의 영상은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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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투 헤븐’
‘투 헤븐’의 뮤직비디오는 풀버전이 6분을 넘긴다. 3분 남짓의 노래를 두배로 늘린 셈. 극화된 스토리텔링은 ‘투 헤븐’의 애절함을 살리며 많은 음악 팬들의 감정을 끌어올렸다. 이후 김승우, 김정은 등이 출연한 ‘불멸의 사랑’, 조성모와 신민아의 러브스토리가 인상 깊었던 ‘아시나요’ 등 그의 뮤직비디오는 주연과 조연, 감독이 붙는 색다른 차원의 스케일로 통했다.
조성모를 시작으로 이 같은 뮤직비디오 트렌드는 오래도록 사랑을 받았다. 배우 신현준이 열연한 가수 이수영의 ‘네버 어게인(Never Again)’, 배우 송승헌과 송혜교, 지진희가 출연한 가수 김범수의 ‘하루’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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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T.O.P’
1999년 4월 15일 발매된 ‘T.O.P.(Twinkling Of Paradise)’. 그룹 신화의 2집 앨범 타이틀곡이다. 신화는 1996년 데뷔한 그룹 H.O.T.와 1997년 데뷔한 젝스키스와 함께 이 곡의 히트로 1세대 아이돌 시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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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강남스타일’ 그 후
2012년 7월 15일 발매된 ‘강남스타일’. 가수 싸이의 6집 타이틀곡으로 그의 미국 진출을 ‘강제’한 곡이라고 표현되고 있다. 전 세계인이 오가는 온라인 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힘을 보여준 첫 뮤직비디오였기 때문이다. 발표 당시 YG공식 채널로 유통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좋아요’를 동원하며 미국 방송에 소개됐고 이후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왔다. ‘영상 감상문’이라 불린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이 하루에 수만건이 개제됐고, 패러디 영상 제작이 속출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통의 활로 판도를 바꾼 작품이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보며 해외 팬들과 잠재적인 해외 시장을 고려한 뮤직비디오 제작이 활기를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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