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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롯데 중개업소 관계자는 “영업 실적이 신통치 않아 통폐합 대상에 오르면서 점포를 빼긴 했지만 은행지점을 개설할 정도면 입지만큼은 알짜로 통하는 곳”이라며 “그러나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명동·여의도’ 은행 점포 공실행
부동산시장에서 은행이 자리잡은 자리는 알짜배기 땅으로 통한다. 고객 대면을 기본으로 하는 은행 업무 특성상 은행 지점을 개설할 때 고객 접근성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어서다. 서울 여의도·명동 등 각종 오피스 빌딩이 몰려 있는 지역은 물론 배후수요가 풍부한 아파트 상가마다 은행이 줄줄이 딸려 있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들어 명당으로 불리던 은행 점포 터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은행권에 영업점 통폐합 바람이 불면서 은행 점포가 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추세지만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용산구 이촌로 274에 있던 국민은행 이촌동 지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월 폐점했지만 반년 가까이 비어 있다. 반경 300m 이내에 이촌 코오롱·한강맨션·강촌 아파트 등 4000여가구를 배후로 두고 있어 알짜 터로 꼽히지만 새로 들어오겠다고 하는 임차인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명동지역에 있는 은행 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9일 지점 문을 닫은 씨티은행 명동점은 아직까지 임대차 문의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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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을 제외하면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높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은행 점포 터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이 드물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은행 명동점의 경우 실평수가 496㎡(150평)인데, 임대료는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가 2500만원이다. 인근 서울공인 관계자는 “전용 150평 규모를 쓰려면 대형 브랜드 업체가 들어와야 하는데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은행을 제외하고 이런 규모 있는 업체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은행 점포 터는 과거 알짜배기로 통할 만큼 인기 있는 명당이었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은행 통폐합으로 은행 점포가 줄줄이 시장에 나오겠지만 임차인을 새로 들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