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되는 식품이야기]세금 제도 바꾸면 맥주 맛이 달라진다고?

  • 등록 2013-06-17 오전 7:59:06

    수정 2013-06-17 오전 7:59:06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최근 우리나라 맥주 맛이 너무 획일적이어서 맛이 없다는 논란이 일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주세법과 맥주 맛은 무슨 관계가 있기에 이런 주장이 나왔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주세는 종가세로, 제조원가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맥주 한 병을 생산하는데 100원이 들었는데 세율이 10%라면 10원의 세금이 붙는 구조다.

소규모 맥주업체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대형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이 붙는 구조 탓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대규모 설비에서 대량 생산을 하는 대형맥주 회사의 경우 제조원가가 낮기 때문에 세금이 그만큼 낮아진다.

반면 소규모 맥주제조업체들의 경우 제조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같은 양이라도 대형맥주 회사 제품 보다 높은 세금을 적용받게 된다.

소규모 맥주업체들에 따르면 리터당 주세로 따지면 대형 맥주회사에 비해 200~350% 정도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소규모 맥주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와 오비 등 대형업체의 맥주는 시중에서 355㎖에 1750원에 판매되지만 소규모업체의 세븐브로이 맥주는 48.6%가 비싼 2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맥주가 개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세를 차등화해 소규모 제조업자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소규모 맥주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량세는 생산량이나 용기에 따라 주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생산량이 많은 제품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적은 제품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같은 양의 맥주에 같은 세금을 붙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독일은 전자를 일본은 후자의 주세를 도입하고 있다.

소규모 맥주업체 관계자는 “주세법을 개정해 소규모업체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다양한 맛의 맥주가 개발될 수 있게 된다”며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맥주 맛 논란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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