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국내 증권사들이 내다봤던 주식시장 예측치들도 민망해진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내다봤던 코스피 하단은 대부분 1650선 윗쪽이었다. 상단은 1800선까지 올려다 봤지만 1700선도 지켜내지 못했다.
예상을 깬 시장 부진의 배경에는 `위협, 위기의 진화`가 있었다.
지난 2월 그리스에서 불거진 남유럽 재정문제는 이 달 초만 해도 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서 이렇게까지 큰 위력을 발휘할 요인으로 지목되지는 않았다.
이달 초 납유럽 재정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재돌출 했을 때는 오히려 이미 나와있는 악재로, 시간이 흘러가면서 `진화(鎭火)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천안함 침몰 사건 역시 그렇다. 지난 3월 말 발생한 사건은 지난 4월 꾸준히 이어진 외국인 매수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잠복기를 거친 뒤 지난 주 침몰원인이 발표되고, 이어 북한에 대한 대응 수위 및 방향 언급이 예고된 상황에서 지금은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관심거리가 됐다.
예상과 달리 한 달 동안 더 몸집을 키운 변동 요인들의 시장 지배력은 이달까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을 염두에 둔 대응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는 외국인 자금의 증시 추가 이탈을 예상케 하지만 한편으론 `바닥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는 부분이다.
당장은 오전 중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귀를 기울이며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누그러들지, 더 커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 주 정부의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 발표, 이에 이은 북한 국방위원회의 성명과 함께 그동안 외국인 매물을 받아줬던 개인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보면 개인 매수세에 기댈 여력이 있는 지는 의문이다.
경계감 속에 한 주를 시작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전략이 필요한 때다. 급할 것이 없다면 빗길에는 방어운전이 가장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