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미영기자]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한국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 주간지 배런스는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남북 관계와 기업 정책에서 각각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 증시의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16일자 최신호에서 전했다.
최근 북한 핵 프로그램 문제가 제기되면서 한국 시장을 압박해온 "분단 디스카운트"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사실. 차기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주식시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한국 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올 추정수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를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 시장의 PER는 8.6배에 불과하다.
이 같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매력을 배경으로 국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은행 및 카드사들의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의 움직임.
매튜스코리아펀드를 운용하는 캐튜스캐피탈매니지먼트의 마크 허들리 사장은
국민카드(31150)를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은행들이 소비자 대출과 관련된 대손충당금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수익이 크게 개선되고 대출 기준을 강화한 계열 카드사의 수익 향상도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에서 20%의 비중을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05930)의 전망은 금융주 만큼 밝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계속 하락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고 D램 가격 역시 공급 증가로 약세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 시장의 본격 공략에 나섬에 따라 휴대폰 마진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런스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 시장에는 위험 프리미엄이 너무 높게 매겨져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수익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다수 중소기업들이 액면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 또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조만간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편입시키는 것을 계기로 국제 투자자금 유인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에 투자하는 역외펀드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의 헨리 세거먼은 이와 관련, 한국이 소득 수준과 유동성 및 투명성 면에서 세계 수위에 드는 시장이라고 평가하고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건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