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예산으로 적기에 시공한다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도 정작 오락가락했던 국내 에너지정책 탓에 K원전 수출의 앞길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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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장관은 “(체코 원전 수주는) 탈원전 정책 폐기 등 원전 정책 정상화와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정상 차원의 ‘세일즈 외교’는 발주국의 신뢰를 이끌어낸 핵심 원동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한-체코 정상회담에서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바라카 원전 사업을 보고 판단해 달라”는 등 직접 우리 측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대통령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안 장관을 비밀리에 체코에 특사로 파견했고 안 장관 편에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에게 친서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이어 “수주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전 정부에서) 탈원전을 추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원전정책에 대한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글로벌 사회에서 많이 했다”며 “탈원전 우려를 이번에 해소하고 정책이 안정적으로 갈 것이며 원전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 이번 수주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 해소를 위해 연말 2050 원전산업 로드맵을 수립하고 또한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원전 수출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는, 치열하고 긴박한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그는 “이겼다고 느낀 순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체코 산업부 고위급과 아침 6시 30분에 약속을 잡고도 1시간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현지 당국자가 ‘한국 사람들 대단하다’고 말했다더라. 그때 처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했다.
안 장관은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한수원과 발주사 간 계약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내년 3월께 최종 계약에 이를 수 있다”며 “계약 협상을 전담하는 TF를 가동하고 정부는 ‘원전 수출 전략 추진 위원회’를 통해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유럽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구축, 향후 폴란드·네덜란드·핀란드·스웨덴 등 유럽 각 지역으로 원전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황 사장은 “네덜란드는 현재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이후 입찰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핀란드나 스웨덴과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영국·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팀 코리아가 치열한 물밑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는 지난 2022년 10월 퐁트누프 지역에 1400MW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간 협력의향서(LOI)을 맺었다. 현재 타당성 조사와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