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 교육방송(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서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들은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 (사진=EB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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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법대 명예교수가 0.7명대인 한국 합계출산율을 보고 보인 반응이 화제가 된 가운데, 극도로 낮은 출산율에 북한이 ‘남침’을 할 수도 있다는 미 외신의 경고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서트는 ‘한국은 사라지고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다우서트는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는 선진국도 미국(1.7명), 프랑스(1.8명), 이탈리아(1.3명)와 같이 합계 출산율 1.5명 수준에서 머무르지만, 한국은 2018년 1.0명 이하로 내려간 이후 현재 0.7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한 세대만 지나도 200명이 70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14세기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넘어선다”며 “한 세대가 더 지나면 200명이 25명 이하가 된다. 스티븐 킹 소설 ‘스탠드’에서 나오는 가상의 슈퍼독감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 붕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유럽에서는 인구 30~5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급격한 인구 감소는 사회 구조를 붕괴시킬 정도로 큰 영향을 줬다.
다우서트는 합계출산율 0.7명이라는 극단적인 인구 감소가 계속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인구 감소로 한국은 ‘불안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불가피한 노인 세대의 방치, 광활한 유령도시와 황폐화 된 고층빌딩,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라며 “한국이 유능한 야전군을 유지하려고 고군분투한다면 합계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선가 남침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우서트는 저출산 원인으로 ‘입시 경쟁’과 ‘젠더 갈등’을 짚었다. 그는 한국의 잔혹한 입시경쟁 문화는 부모의 걱정과 자녀의 고통을 부르며 가족생활 자체가 결과적으론 ‘지옥 같은’ 것으로 인식됐다고 했다.
또 페미니스트와 반페미니스트의 극심한 대립이 남녀 갈등을 만들어 결혼율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로 혼외 출산율도 낮다고 전했다. 인터넷 게임 문화 등이 한국 젊은 남성을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한 게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다우서트는 전했다.
다우서트는 “이런 현상은 미국도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한국의 상황은 단순히 놀라운 현상이 아닌 미국에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