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전쟁, 이상기후에…다시 불붙은 인플레

10월 소비자 물가…3개월 연속 상승폭 확대
보름 만에 다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
김장재료 안정 및 에너지가격 지원대책 발표
한은 "물가 전망 경로 웃돌아"…유가변수 여전
  • 등록 2023-11-03 오전 5:00:00

    수정 2023-11-03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공지유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상승폭을 키우며 4%에 근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대외 여건 악화와 맞물려 물가 불안 우려는 고조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2일 김장철 먹거리 가격 안정 대책과 취약계층을 위한 겨울철 난방비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도 가동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지면서 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작년 7월 6.3%를 정점을 찍고 올해 7월 2.3%까지 내려온 물가는 8월부터 방향을 틀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상기온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치솟는 물가에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민생 안정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17일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회의 이후 보름 만이다. 정부는 김장철 먹거리 불안을 잡기 위해 배추 등 14종 김장재료에 대해 245억원 규모의 할인을 실시하고, 바나나·망고, 전지·탈지분유 등 8개 수입과일·식품원료에 대해 신규 할당관세를 적용해 식품·외식 물가를 관리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취약계층에게는 지난 겨울 특별대책에 준하는 수준으로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저온 등으로 예상보다 물가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대책에도 물가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국내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 흐름이 불안한데다, 농산물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중동전쟁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며 “최근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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