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인 베트남우리은행장 "젊은층에 가장 인기있는 기업 만들겠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우수 직원 많으면 조직은 성장하기 마련"
우수인재·잠재고객 확보위해 빈대학과 협력
디지털 강화에 총력...리스크 관리에도 중점
  • 등록 2022-11-09 오전 5:45:00

    수정 2022-11-09 오전 7:10:24

[하노이(베트남)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베트남 젊은이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기업, 주거래로 사용하고 싶은 은행으로 만들겠다.”

이종인 베트남우리은행장(법인장)은 2일(현지 시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베트남 2030세대에 초점을 맞췄다. 젊은 층이 많아 ‘황금 인구구조’를 형성한 베트남에서 우리은행 성장 다리가 젊은 층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우수한 직원이 많으면 조직은 성장하기 마련이고 젊은 층을 주거래 고객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현지화가 가능하다”며 “우리은행은 젊은 층을 사로잡을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인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사진=서대웅 기자)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설립 빈대학과 협력

베트남우리은행은 빈대학과 협업하는 유일한 금융사다. 2020년 9월 첫 신입생을 받은 빈대학은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이 설립해 단숨에 베트남 내 최고 반열에 오른 대학교다. 지난 10월10일에는 ‘엔데믹’을 맞아 2년만에 주요국 대사 6명을 포함한 각계 고위 인사를 초청해 개강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 전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초청받아 각국 대사들과 함께 맨 앞줄에 앉았다.

이 법인장은 빈대학을 직접 찾아 협력 관계를 맺었다. 2020년 취임한 이 법인장은 일찍이 베트남 인구구조에 주목했다. 베트남 은행권의 후발주자 격인 우리은행이 경쟁력을 높이려면 젊은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은 빈대학 학생들에게 인턴 기회를 주고 있다. 잠재 직원과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셈이다. 한국으로 유학하려는 학생들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민간 유학센터와 손잡고 예비 유학생에게 금융 및 유학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법인장은 “후발주자는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해야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인재들이 모이는 대학을 선택해 집중했다”고 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디지털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은행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베트남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한 주요 전략이다. 이 법인장은 “디지털 역량은 젊은층을 주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기반”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테크 기업과 손잡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베트남 국민 메신저인 ‘모모’, 우리나라의 카카오T 격인 ‘그랩’ 등과 전산을 연결해 이들 모바일 앱에서 우리은행 계좌로 결제하고 우리은행 계좌 가입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체, 휴대폰 요금 충전, 공과금 납부, 쇼핑몰 결제, 제휴사 멤버십 혜택 관리 등 생활 전반에 걸친 결제서비스까지 활용범위 확대를 추진 중이다.

100% 비대면 개인대출도 조만간 선보인다. 베트남에선 대출 신청은 비대면으로 가능하지만 대출금을 받으려면 오프라인 창구에 직접 가야 한다. 신청부터 실행까지 가능한 비대면 대출은 베트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이다. 이 법인장은 “로컬 은행과 경쟁하려면 디지털 역량에 승부를 벌여야 한다”며 “쉽고 편하고 빠르게 거래되는 은행에 고객들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

베트남우리은행은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벌여야 하지만 이 법인장은 “지금은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출자산 리스크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는 “베트남중앙은행도 법인 인가를 내줄 때 베트남 금융·경제 시장에서 신용 리스크 관리를 잘 할 수 있는지를 가장 많이 따진다”고 했다.

지금까지 베트남우리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최고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0.09%, 부실채권비율은 0.07%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자기자본이익률은 지난해 말 6.18%에서 올해 상반기 9.56%로 개선됐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1월 출범한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말 총 49개 은행 중 30위까지 자산순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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