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에 미분양 더 쌓이나…건설사 발동동

[부동산포커스]1~9월 전국아파트 분양가 3.3㎡당 1458만원
지난해보다 10% 상승…올해 역대 처음 평균 1400만원 돌파
땅값 상승 반영해 분양가 책정…청약저조·미분양 증가 우려
  • 등록 2022-11-02 오전 6:00:00

    수정 2022-11-0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는데 분양가는 꾸준히 오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원자재 값과 인건비, 땅값 상승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책정한 데 따른 것인데 건설업계에서는 청약 수요가 줄어들면서 미분양이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1458만원으로 지난해 평균 분양가(1320만원)보다 1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분양가(1296만원)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12.5%까지 커진다. 올해 말까지 추산한 평균 분양가는 1443만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역대 처음으로 1400만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분양가 상승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잇단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올해에만 세 차례 인상됐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 3월에 2.64%, 7월에 1.53% 인상한 뒤 지난 9월 2.53% 추가 인상했다.

이런 상황에 미분양 주택은 계속 늘고 있다.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모든 규제 지역이 해제된 만큼, 사실상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만 규제 지역으로 남아 있지만 미분양 증가세를 꺾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1604가구로 전월(3만2722가구) 대비 8882가구(27.1%) 늘었다.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미분양 증가 폭이 컸다. 지방은 2만7710가구에서 3만3791가구로 21.9%(6081가구) 증가했지만 수도권은 5012가구에서 7813가구로 55.9%(2801가구) 확대됐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분양가 상승이 청약 성적 저조로 이어져 미분양이 발생하면 가뜩이나 `돈맥경화`에 처한 건설사들은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자칫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금융 부담 가중 탓에 분양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오랜 시간 뜸 들여온 서울 주요 단지가 분양에 나서고 규제가 풀린 지방에서도 공급이 예고돼 이달 전국에서는 83곳·7만 651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 1순위 청약 기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중 일반 분양 물량은 5만 9565가구로 지난달(1만 9381가구) 대비 약 3배가 늘어난 수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늘어나면 조합뿐 아니라 시공사에 문제가 전이될 수 있는 상황이라 분양 전략을 세우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 청약시장 양극화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멘트 등의 원자재값은 물론 인건비까지 각 분야의 인플레이션으로 공사비가 크게 상승하면서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택지지구와 신도시 등이 앞으로의 청약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는데 원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분양가는 꾸준히 오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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