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유통의 상징인 월마트가 전격 구조조정에 나섰다.
|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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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임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을 통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회사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월마트가 구조조정 노력 차원에서 수백개의 회사 기능을 축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구조조정에는 구매관리와 글로벌 기술, 부동산 부문 인력들이 대상에 포함됐고, 감원 규모는 약 2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은 월마트가 수익 악화를 경고한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오는 16일 실적 발표 예정인 월마트는 지난달 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14% 감소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1분기 실적을 내놓았던 5월 당시 2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는데, 불과 두 달여 만에 가이던스를 확 낮춘 것이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11~13%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치솟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자들이 마진율이 높은 의류·전자제품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마진율이 낮은 식재료 등 필수품 소비는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구조조정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월마트는 미국의 가장 큰 고용주다. 대다수가 시간제 직원이지만 월마트에서 일하는 미국 근로자만 올해 1월 말 기준 무려 170만명이다. 전세계적으로 23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월마트 관련 각종 지표와 주요 결정이 미국경제 흐름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CNBC는 “월마트는 미국 경제 (흐름의) 전조로 여겨지는 회사”라고 전했다.
WSJ은 “전반적으로 미국 고용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선 일자리를 줄이거나 고용을 철회하고 있다”고 짚었다. 포드자동차는 사무직 중심으로 수천 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플랫폼(페이스북)가 같은 IT기업들도 신규 고용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