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한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올 들어 침체의 늪에 빠지며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매수에 나선 직원들의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우리사주 물량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매매를 할 수도 없다. 올해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우리사주에 참여한 직원들은 회사와 진정한 운명공동체가 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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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만원의 공모가로 상장한 카카오페이(377300)는 전 거래일보다 1100원(1.23%) 하락한 8만8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2대주주인 알리페이의 500만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주가가 급락한 후 알리페이가 남은 지분(34,72%)를 추가 매각할 수 있다는 공포에 투자심리가 식은 상황이다.
블록딜 여파에 손해를 본 것은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다. 상장 당시 카카오페이의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340만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고 849명이 이를 받았다. 1인 평균 3억6045만원을 투자해 4005주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내려오며 1인당 평균 640만원을 손해 보고 있다.
공모가 아래로 내려온 기업은 카카오페이 뿐만 아니다. 상장 당시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던 크래프톤(259960)은 이날 2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 주가를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손실액은 5958만원이 예상된다. 롯데렌탈(089860)과 케이카(381970) 역시 공모가를 하회하며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박’ 우리사주의 꿈…모집않는 코스닥 기업도 증가
자본시장법상 유상증자나 IPO에 나서는 기업들은 공급주식의 20% 이내를 우리사주조합 우선 배당할 수 있다. 신규상장 기업들은 상장 전 직원들의 수요조사를 통해 우리사주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우리사주 청약에 나선다. 물론 조합원은 취득 주식을 바로 매각할 수 없고, 1년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우리사주의 대박 신화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대표적이다. 2016년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공모가(13만6000원)로 223만4211주를 우리사주를 배정했다. 1년 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7만8000원(2017년 11월 13일)로 약 3배가 됐고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은 돈방석에 앉았다. 지난해 역시 증시호황기를 맞아 IPO 기업 직원들은 대박을 꿈꾸며 신용대출 등을 통해 우리사주를 사들였다.
올해 공모주 중 우리사주 배정이 두자릿수인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20%)과 코스닥 기업인 케이옥션(102370)(10%), 노을(376930)(11%) 세 곳뿐이다. 올해 상장한 한 기업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이라 코스피 기업과 달리 우리사주 모집이 의무도 아니었지만, 기업 규모도 작은 편이라 참여할만한 직원 수도 많지 않았다”면서 “스톡옵션이나 상장 전 투자 등의 방식으로 이미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직원도 다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IPO를 통한 우리사주 배정이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IPO의 매력 자체가 떨어진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1년의 보호예수를 버티기 힘들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IPO 기업들에 대한 기대수익률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면서 “금리가 오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무리 애사심이 높은 직원이라도 1년 뒤 주가에 베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