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선진화 위한 MSCI 선진지수 편입, 걸림돌은?

홍남기 “국채시장은 WGBI, 금융시장엔 MSCI” 강조
MSCI에 제도 개선 노력, 6월 관찰대상국 등재 요청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우려
  • 등록 2022-04-25 오전 7:17:09

    수정 2022-04-25 오전 7:17:09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을 추진하는 것은 최근 밝힌 외환 제도 개선 등과 방향을 같이 한다.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경제 규모에 맞춰 금융시장 또한 선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죽 지수 편입 역시 WGBI 가입과 함께 이러한 정책 성과로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코린시아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 참석해 투자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MSCI 측과 면담을 열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MSCI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사용하는 대표 주가지수다. 현재 한국은 신흥국 지수에 편입됐는데 그동안 높아진 대외 위상에 걸맞은 평가를 위해 선진지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다른 국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는 2008~2009년에 선진지수에 편입된 바 있다.

한국이 MSCI에서 신흥국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외환시장 접근성 부족,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지수사용권 제한 등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을 공식화한 정부는 외환거래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홍 부총리는 이번 미국 출장 중 기자들과 만나 “금융시장에서 (선진화 성과가) MSCI (선진국 지수 가입이라면) 국채시장에서는 WGBI가 있다”며 두 개 지수 편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단기간 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홍 부총리와 만난 MSCI 측은 한국의 시장 접근성 노력을 환영했다고 정부는 전했지만 당장 올해 6월 1차 관문인 관찰 대상 등재 여부에 대한 확답도 받지 못했다.

외환시장을 개방할 경우 짊어질 리스크도 있다. 우선 수요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 시장을 확대할 경우 외환시장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이 신흥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편인데 선진국 시장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외화 자금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선진국지수 편입 효과를 보기까지는 상당 기간 걸려 불확실성도 많다. MSCI의 지수 변경은 매년 6월 이뤄지는데 우선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올라야 한다. 그러면 내년 6월 선진국지수 편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실제 효과는 1년 후인 2024년에나 볼 수 있게 된다. 결국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새 정부 몫이 되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MSCI 선진국지수 편입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이익을 볼 수 있겠지만 통화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다시 빠져나가고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여러 금융 부처들로부터 추가 정보를 제공받아야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다.

리스크가 크지만 이득 또한 무시하지 못하는 만큼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관심이 높다. 이와 관련, 한 기재부 관계자는 “6월 관찰대상국 등재가 성사되도록 이번 정부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추진하고 다음 정부에서 본격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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