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기 힘들다면... 디스크보다 '이 병' 의심해봐야

  • 등록 2021-11-06 오전 8:22:07

    수정 2021-11-06 오전 8:22:0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허리 디스크’는 허리 통증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질환이다. 우리 척추는 뼈와 뼈 사이를 잇는 디스크(추간판)가 존재한다. 이 디스크가 존재함으로 인해 척추뼈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고 또 척추 뼈끼리 직접 부딪히고 충돌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몸에 퇴행적 변화가 찾아오거나 혹은 외부에 큰 충격에 의해 이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 병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이다. 그런데 용어가 어렵다보니 사람들은 질환이 생긴 그 부위 자체, 즉 디스크라고 흔히들 부른다.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한해 200만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을 웃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보통은 나이든 사람에게서 흔하다. 50대 이상이 60%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이가 들고 허리가 심하게 아프면 보통은 허리디스크를 의심한다. 하지만 중년의 허리를 괴롭히는 것은 디스크만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디스크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흔하게 찾아오는 허리 질환이 있다. 바로 ‘척추관 협착증’이다.

연세건우병원 조수민 원장은 “허리가 아프면 으레 사람들은 디스크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하지만 중년을 넘기면 디스크보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며 “만약 평소 요통이 자주 있는데 손발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을 보인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 압박이 생기는 질환이다. 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통증과 마비가 생긴다.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이다. 일반적으로 50대가 되면 뼈마디가 굵어지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도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진다. 뼈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도 닳아 없어져 신경압박이 더욱 커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언뜻 보면 디스크와 비슷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있는데 반해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숙이면 오히려 편해진다. 허리디스크는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보다 엉덩이, 다리, 발 쪽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척추관 협착증에 의한 신경의 압박은 서서히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한곳에서만 발생하기보다는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연세건우병원 조수민 원장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두 무릎을 세운 뒤 이 상태로 무릎을 천천히 들어 올려 양손으로 무릎을 감싼다. 이 때 허리, 등, 어깨가 바닥에서 뜨지 않도록 주의한다. 숨을 내쉬며 무릎이 가슴에 최대한 밀착하도록 당겨 15초 간 유지한다. 이렇게 하루에 세번 실시하면 중장년층의 복부, 코어 근육 강화에도 도움이 되며 장기적으로 척추관 협착증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그러면서 “일단 증상이 찾아오면 완화시키기 위해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다고 넘기지 말고 빠르게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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