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전고체 배터리(이차전지) 개발에 가장 가까이 있는 기업은 일본 토요타입니다. 2021년 9월 토요타는 유튜브 채널로 전고체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자동차를 공개했습니다. 2020년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버스를 시험 운행하겠다고 공언한 데 비해 다소 시점이 늦춰졌고 공개된 장소에서 운행된 것은 아니지만 토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단계에 와 있습니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포함해 2030년까지 16조원을 배터리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를 2020년대 전반에 상용화한다는 기존 계획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일본 토요타가 2021년 9월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 차량. 세계 첫 전고체 배터리 장착 차량이라는 것이 토요타의 설명이다. (사진=토요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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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건수에서도 토요타는 압도적 성과를 냈습니다. 특허청 특허검색서비스(KIPRIS)와 SK증권에 따르면 특허협력조약(PCT)과 글로벌 특허에 등록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는 1997~2018년 토요타가 660개로 전체 46.9%를 차지했습니다. 토요타의 뒤를 이어 일본 기업인 △이데미쯔 120개 △파나소닉 91개 △히타치 77개 등 순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둔 LG화학 43개 △삼성SDI 6개 등 국내 기업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수준입니다.
국내 기업도 전고체 배터리를 부지런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제조 3사 가운데 먼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삼성SDI입니다. 삼성SDI는 2023년 휴대폰 등 소형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 타입을, 2025년 전기차 등 대형 애플리케이션에 탑재 가능한 프로토 타입을 각각 선보인 이후 2027년 전고체 배터리 대량 양산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연구개발(R&D)엔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연구원과 삼성SDI 연구소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 (자료=삼성종합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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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전고체 배터리 음극에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개발하며 덴드라이트(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돼 나뭇가지 모양 결정체로 쌓이는 현상)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 내용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실렸습니다.
중국 CATL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LG에너지솔루션도 2030년 전후로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고자 개발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9월 미국 샌디에이고대(UCSD)와의 공동 연구에서 상온인 25℃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 가능하면서도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으로 긴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연구팀은 전고체 배터리의 리튬금속 음극에서 전기가 흐르도록 돕는 첨가제인 도전재와 전극을 안정화하는 바인더를 제거하고 입자 크기가 5㎛ 안팎인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 활물질(배터리 내 전기를 일으키는 반응을 담당하는 물질)’을 적용해 난제를 해결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인재 채용에 나서는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2019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존 굿이너프 미국 텍사스대 교수와 협업해 리튬금속 기반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계획입니다.
|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샌디에이고대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자료=LG에너지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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