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생부]신입생 부족한데 '살생부' 올라…진단 탈락大 고사 위기

교육부 진단 탈락한 52개 대학 '고사 위기'
"학생감소 가팔라...진단 탈락대학 결정타"
진단 통과 대학도 충원율 낮으면 정원감축
  • 등록 2021-08-18 오전 6:00:00

    수정 2021-08-18 오전 6:29:56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진단)에서 탈락한 52개 대학(하위 27%)은 향후 신입생 모집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신입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주관한 기본진단조차 통과하지 못한 대학이라 입시시장에서 신입생의 외면을 받을 수 있어서다.

대학 교육여건 변화(그래픽=김정훈 기자)
진단 낙제 52개교, 신입생모집 타격

17일 교육부 대학진단 결과 전국적으로 52개 대학이 낙제점을 받았다. 이 가운데는 인하대·성신여대 등 수도권 대학도 19개 대학(36.5%)이나 포함돼 입시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교육부 대학진단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해 왔다.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와중에 나온 결과라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오는 9월 10일부터 진행된다.

진단 탈락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대학들의 미충원 규모가 4만 명을 넘었고 매년 이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교육부 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는 대학은 결정타를 맞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전체 대학·전문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91%로 4만586명의 신입생을 뽑지 못했다. 교육부 추계에 따르면 대학입학자원(고졸자·재수생 등)은 2022학년도 41만2034명에서 2023학년도 40만913명, 2024학년도 37만3470명으로 가파르게 감소한다. 올해 대학·전문대학의 입학정원은 47만2825명으로 향후 대학 신입생 부족 규모는 2022학년도 6만791명, 2023학년도 7만1912명, 2024학년도에는 9만9355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원서만 내면 합격하는 대학 속출

학령인구 감소로 대입 커트라인은 하락하고 원서만 내면 합격하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입포털 ‘어디가’에 따르면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모집단위 5곳 중 1곳은 원서만 내면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학생들이 점차 골라가는 대학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교육부 진단마저 탈락한 대학은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게 진행되자 대학진단 탈락 대학은 물론 통과(선정) 대학까지 정원을 줄이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에는 충원율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은 미충원 인원만큼 정원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권역별로 평균 충원율을 산출한 뒤 이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에 정원감축을 요구할 방침이다. 올해 진단 통과 대학도 학생 충원율이 낮을 경우 언제라도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비교적 학생 수가 많은 수도권 대학 중에서도 정원감축 대학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진단 통과 대학도 충원율 낮으면 정원감축

교육계에선 권역별 충원율 하위 50% 이하의 대학은 모두 정원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개 연도의 권역별 충원율 평균을 대학진단에 들이댄 뒤 이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은 정원감축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진단 탈락 대학에는 선정 대학보다 강도 높은 정원감축을 요구할 것”이라며 “대학진단 탈락·선정 대학 간 차이는 정부 재정을 지원받고 정원을 줄이느냐 지원도 못 받고 줄이느냐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대학진단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3년 주기로 실시된다. 박근혜 정부 때는 대학구조개혁평가란 이름으로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 등급에 따라 정원을 차등 감축했지만 수도권에 비해 지방대학들의 정원감축 규모가 크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진단)으로 이름을 바꿔 진행돼 왔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진단에서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배점을 2배(10점→20점) 높이겠다고 예고해왔다. 어차피 뽑지 못할 정원은 유지해봐야 손해란 메시지를 대학에 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전문대학 입시에서 신입생 미충원 인원은 4만 명을 넘었다. 그만큼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학 신입생 부족 규모(그래픽=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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