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개인투자자 P씨는 얼마전 비상장 바이오 기업 A사가 개발하고 있는 천연물 신약의 효능이 좋다는 얘기를 지인에게 듣고 억 단위 금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A사의 효능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A사는 폐업했다. 결국 P씨는 투자금을 모두 잃었다.
| 18일 비상장거래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큐라티스, 노보셀바이오, 하임바이오, 아이월드제약, 지엔티파마 등 제약바이오주 매물이 대거 올라와있다. [갈무리=송영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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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을 향한 바이오 투자족들이 비상장주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철저하게 준비된 투자일 경우 초고수익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준비없는 맹목적인 투자는 큰 리스크에 봉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비상장 바이오 기업 투자는 대표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 투자법으로 꼽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 특성상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공시 정보 등이 극도로 부족하다보니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한 분석이 미진할 수 밖에 없다”며 “부족한 정보에 욕심만 앞서다 보면 비정상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재산상의 손해를 보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투자자들은 비상장주 투자를 위해 대부분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을 활용한다. K-OTC의 경우 등록기업의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공시 정보등을 제공하지만 이마저도 제한적이고, 사설 거래 플랫폼의 경우 최소한의 정보마저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개인투자자들은 선배, 동생, 친구 등 지인으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고 별다른 정보 및 의심없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오 투자 전문 VC 심사역은 “비상장주 투자는 고수익을 바라볼 수 있지만 상장기업 투자보다 훨씬 위험 요소가 많은 투자방식이다. 주변에서도 지인들의 말만 듣고 투자했다가 기업이 망하거나 대표가 도망가서 한 순간에 재산을 날리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며 “비상장주식은 낮은 유동성과 높은 가격 변동성이 있다는 것을 항상 감안해야 한다. 지인들의 추천보단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고,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세워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소액 투자 및 분산 투자 ▲투자 기업의 대표와 최대주주의 이력 확인 ▲기술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 여부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여부 확인 ▲기술 혁신성과 시장성 등의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