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② 박재홍 회장 "우연히 발레 접해..지금은 소명이라 생각"

형 박재근 교수와 함께 발레리노 활동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로 전 세계 누벼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로 아버지께 보답"
  • 등록 2019-03-26 오전 6:00:00

    수정 2019-03-26 오전 8:55:25

박재홍 한국발레협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왼쪽부터),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무용수 다닐 심킨, 박재근 상명대 교수(사진=박재홍 회장 본인 제공).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박재홍 한국발레협회장은 형인 박재근 상명대 무용예술학전공 교수와 함께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한 형제 발레 무용수로 무용계에 잘 알려져 있다. 한국발레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린 두 형제의 아버지 박화성 옹은 지난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을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예전에는 발레를 어떻게 하게 됐냐고 물으면 그럴싸하게 말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냥 ‘소명’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발레와의 만남 자체가 운명 같았기 때문이다. 13세 때 형을 따라 선화예중을 방문했다 발레 교사였던 에드리언 델라스를 만났다. 박 회장의 신체적인 특징에서 무용수로서의 소질을 발견한 델라스가 발레를 권해 배우기 시작했다.

박 회장의 어릴 적 꿈은 사실 과학자였다. 형을 제외하면 가족, 친척들 모두 자연·이공계에 소질을 보였기 때문이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뒤에도 과학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세운상가를 기웃거리며 기판과 부품을 사서 라디오와 앰프를 만들었다. 대학에서도 무용이 아닌 영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발레를 배우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유니버설발레단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1984년 창단공연에 출연하면서부터 시작했다. 1986년부터 정단원으로 활동하며 발레단과 함께 세계 무대를 누볐다. 박 회장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유럽·미국·동남아 등 전 세계에서 정말 바쁘게 공연할 때였다”며 “문훈숙 단장과도 함께 공연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캐나다 로열위니펙발레단에서 객원무용수로 활동하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

형도 유니버설발레단 무용수로 활동하며 발레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발레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형제가 발레를 배우는 것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단다. 박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3대가 공부를 하면 집안이 도서관이 된다’며 ‘집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서 물려주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아버지께서는 자식들이 공부를 하기를 바라셨지만 발레를 하게 돼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 형제의 아버지가 받은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컸다. 박 회장은 “형제가 지금 대학에서 무용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바람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지난해 아버지께서 받은 상이 작게나마 보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